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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장의 사퇴 배경에는 조직에 누를 끼치지 않고 앞으로 받게 될 검찰 수사에 최대한 성실히 임하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달 17일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신입사원 150명을 공채하면서 이 중 약 10%인 16명을 금융감독원이나 국가정보원, 은행 주요고객의 자녀와 친인척, 지인 등을 특혜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심 의원이 입수해 공개한 우리은행 인사팀의 ‘2016년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 및 결과’라는 제목의 문건에 따르면 모두 16명의 이름과 생년, 성별, 출신학교와 함께 해당 인물의 배경이 되는 관련 정보와 추천인이 적혀있었다.
우리은행은 이후 자체감사에 들어가 지난주 심 의원실과 금감원에 중간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또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받은 남기명 국내부문장과 검사실장, 영업본부장 등 3명을 직위 해제했다.
우리은행은 보고서에서 “채용 추천 명단은 인사부 채용 담당팀에서 작성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합격지시나 최종합격자의 부당한 변경, 형사상 업무방해 등은 없었다”며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자체 특별검사팀을 구성해 이번 채용비리 의혹에 등장하는 전·현직 우리은행 소속 추천인 중 9명과 채용 절차를 진행했던 임직원 12명을 인터뷰한 결과다.
대검찰청은 금감원에서 보낸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 수사참고 자료를 서울북부지검에 넘겨 수사하도록 지시했다. 서울북부지검은 자료 검토를 마치는 대로 이번 주 안에 수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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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달 30일에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순실의 측근인 이상화 전 하나은행 본부장의 승진 인사에 대해 “제가 지시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도 검찰의 추가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감독기구인 금감원조차 검찰수사와 무관하지 않다. 금감원은 지난 9월 감사원 감사결과, 지난해 채용과정에서 선발인원과 평가방식 등을 자의적으로 조정해 16명의 당락을 부당하게 뒤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김수일 전 부원장과 이병삼 전 부원장보 등 3명은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고, 국장 1명은 면직, 팀장 등 3명은 정직, 직원 2명은 경징계 조치를 받을 전망이다. 특히 검찰은 감사원 감사에서 민원처리 전문 경력직 직원 채용 때 금감원 출신을 우대해 준 사실이 적발돼 수사를 받고 있는 이 전 부원장보에게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 전반으로 검찰의 ‘사정 칼날’이 번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권은 “채용비리를 발본색원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 이후 범정부 차원의 대응과 검찰의 초강수가 잇따르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산업은행, 기업은행, 예탁결제원 등 7개 금융공공기관과 한국거래소와 증권금융 등 5개 금융 관련 공직 유관단체의 5년간 채용절차 등 채용업무 전반을 점검하기로 했다.
은행권은 이달 말까지 14개 국내은행이 채용시스템 전반에 대해 자체 점검키로 했으며 금감원이 이를 지원하기로 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에 따라 채용이 이뤄지도록 인사내규가 잘 정비돼 있는지, 내규대로 제대로 집행되는지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채용비리를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관련자는 엄단하라는 메시지를 사정기관에 전달했다는 말이 나온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