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20세~60세 이하 데이트 경험이 있는 서울 거주 여성 2000명을 대상으로 데이트폭력 피해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88.5%가 데이트폭력을 경험했다고 30일 밝혔다.
데이트폭력 피해자(1770명) 중 22%가 ‘위협 및 공포심’을, 24.5%가 ‘정신적 고통’을 느꼈다고 답하고, 10.7%는 ‘신체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적 피해를 입은 190명 중 37.4%는 ‘병원치료’까지 받았다.
데이트폭력은 유형별(행동통제, 언어·정서·경제적폭력, 신체적폭력, 성적폭력)로 시작 시기는 다르지만 대부분 사귄 후 1년 이내에 폭력이 시작됐다고 응답했다.
행동통제는 ‘누구와 있었는지 항상 확인했다’가 62.4%로 가장 많았다. ‘옷차림 간섭 및 제한’이 56.8%로 뒤를 이었다. 행동통제가 시작된 시기 중 1년 미만은 전체의 63%를 차지했다.
성적 폭력은 ‘내가 원하지 않는데 얼굴, 팔, 다리 등 몸을 만짐’(44.2%), ‘나의 의사에 상관없이 가슴, 엉덩이 또는 성기를 만짐’(41.2%)이 가장 많았다. ‘성관계를 하기 위해 완력이나 흉기를 사용함’(14.7%), ‘내가 원치 않는 성관계 동영상이나 나체 사진을 찍음’(13.8%)과 같은 피해도 나타났다. 성적 폭력이 시작된 시기 중 1년 미만이 59.5%를 차지했다.
폭력 유형별 본인의 주된 느낌을 묻는 질문엔, 행동통제와 성적 폭력의 경우 ‘폭력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36.7%, 30.3%)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행동통제의 경우 ‘나를 사랑한다고 느꼈다’는 응답도 다수 있었다.
반면 언어·정서·경제적 폭력과 신체적 폭력은 ‘헤어지고 싶었다’(32%, 33.8%), ‘무기력 또는 우울해지고 자존감이 떨어졌다’(32.3%, 30.7%)는 응답이 많았다.
데이트폭력 유형별 본인이 취한 조치를 묻는 질문에 4개 유형 모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과반 이상을 차지해 데이트폭력 피해를 쉬쉬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에 신고한 경우는 신체적 폭력에서 가장 많은 응답이 나왔지만 이 역시 9.1%에 머물렀다.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는 ‘신고나 고소할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서’가 많았다.
피해자가 전문상담기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는 ‘피해가 심각하지 않아서’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했다고 해도 ‘주변에 알려지는 것이 싫어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는 개인적인 판단에 의해 지원기관을 이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데이트폭력 피해자 46.4%는 ‘상대방과 결혼’했고 이중 17.4%는 ‘가정폭력으로 이어졌다’고 응답했다.
서울시는 ‘데이트폭력 상담 전용콜’(02-1366)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데이트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의료비, 법적지원, 피해자 치유회복 및 역량강화 프로그램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대학생을 대상으로한 데이트폭력 예방교육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