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퇴직연금]①자금유치에만 급급…수익률 '나몰라라'

은행, 퇴직연금 안정성만 강조하다 수익률 0%대
연금 유치 못해 마이너스 성과도…사업자 명맥만 유지
퇴직연금 가입회사 관계자에 골프 접대 등 위법 행위까지
  • 등록 2018-02-27 오전 6:00:00

    수정 2018-02-28 오전 8:16:11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퇴직연금 사업자가 자금유치에만 급급해 실제 운용엔 무관심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규모는 167조여억원으로 1년새 20조가 증가했지만 연 평균 수익률은 평균 1~2%대에 머물고 있는 게 이 때문이란 지적이다. 이마저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다.

26일 이데일리가 각 업권(금융투자협회·은행연합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별 퇴직연금 통계를 취합·분석한 결과 지난해 퇴직연금 규모는 166조 7782억원으로 전년 말(147조원) 대비 13%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각 업권별 수익률은 1~2%대로 전년도와 비슷하다. 특히 지난해 증권시장 활황으로 코스피지수가 20% 넘게 올랐지만 퇴직연금은 80% 이상이 은행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형에 묶인 채 평균 수익률은 제자리다.

주된 이유는 퇴직연금에 대한 교육 및 관심 부족, 가입자(근로자)의 안정형 상품 선호현상 등이 우선 순위로 꼽힌다. 하지만 퇴직연금을 관리하는 사업자(은행·보험사·증권사), 자금을 적립해야 하는 기업, 이를 직접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의 부실한 영업행태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퇴직연금 관련 한 전문가는 “사업자나 운용사 모두 상품판매 수수료 챙기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자금 유치에만 목을 메고 있다”며 “이를 위해 운용사는 사업자에, 사업자는 기업의 퇴직연금 담당자에게 로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문가는 또 “많은 금융그룹들이 계열사 퇴직연금을 손쉽게 유치한 뒤 여러 운용사에 일정부분씩 나눠주기를 하며 접대를 받고 있다”며 “이들은 근로자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얼마나 되는지에는 무관심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한화생명보험과 롯데손해보험 등은 퇴직연금 가입회사 관계자들에게 골프 접대를 한 것으로 드러나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금감원은 최근에도 퇴직연금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불법 행위를 적발, 추가 검사에 착수했다. 사업자들이 자금유치에 열을 올리면서 이 과정에서 낙오한 사업자는 연금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 수협은행의 경우 2016년 퇴직연금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자금유치도 쉽지 않은데다 수수료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들어오는 이윤보다 나가는 비용부담이 더 컸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사업자나 운용사 모두 반성해야 할 부분이지만, 이 같은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른 기금형퇴직연금 제도 도입이 무산돼 아쉽다”며 “기업들이 퇴직연금을 위탁해 운영하기 보다 근로자, 사업자가 함께 기금운용위원회를 만들어 직접 관리해야 모두의 관심을 키워 수익률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2억 괴물
  • 아빠 최고!
  • 이엘 '파격 시스루 패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