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명퇴 ‘예상 밖 감소’…“고용한파·비대면 확대가 원인”

매년 증가하던 교사 명퇴, 올해는 전년대비 8.5% 감소
“교직 떠나도 갈 데 없다”…명퇴 신청했다 철회사례도
작년 연간취업자 21.8만명↓ 외환위기 후 최대폭 감소
  • 등록 2021-01-25 오전 12:05:00

    수정 2021-01-25 오전 8:15:21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교육계에선 올해 교사명예퇴직자가 감소한 것을 예상 밖 결과로 본다. 교권추락의 영향으로 2017년부터 꾸준히 늘던 명예퇴직(명퇴)자 수는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2017~2021년 15개 시도교육청 2월 교원명퇴자 현황(자료: 각 시도교육청, 그래픽=이미나 기자)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직에 있는 베이비부머(1958~1962년생) 세대의 퇴직시기가 도래했다는 점과 공무원연금법 개정도 교사명퇴 증가를 예상하는 근거였다. 연금법 개정에 따라 교사들은 올해까지 명퇴해야 60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으며 내년부터는 연금지급 연령이 1년씩 연차적으로 늦춰진다. 이런 이유로 15개 시도교육청의 연도별 교원명퇴자(2월 기준) 수는 2017년 3253명에서 △2018년 4099명 △2019년 5294명 △2020년 5809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시도교육청 15곳 중 11곳에서 교원 명퇴자가 감소했다. 나머지 3곳은 증가했으며, 1곳은 동일했다. 아직 명퇴자 수를 확정하지 않은 부산·전북교육청은 제외했다.

예상을 깨고 올해 명퇴자 수가 감소하면서 고용 한파와 원격수업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로 지난해 연간 취업자가 전년보다 21만8000명 줄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명퇴를 신청했던 몇몇 교사가 이를 철회하면서 경제적 사정이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고 했다.

교사명퇴 감소의 원인을 비대면 수업 확대에서 찾는 의견도 있다. 학생들이 등교 일수가 줄면서 생활지도에서 오는 업무 부담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등교수업이 축소되면서 학생생활지도에 따른 교사들의 업무 스트레스가 줄었다”며 “교권침해 감소나 업무부담 완화가 명퇴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원격수업 확대에 따라 교사 업무 부담이 줄었다는 점에 대해선 반론이 나온다. 오히려 코로나 발 고용한파에서 명퇴 감소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학교방역지침에 따라 아침마다 등교생 대상 발열체크를 한 뒤 급식지도까지 신경을 써야하기에 업무스트레스가 늘었다”며 “원격수업 확대보다는 경기침체에서 명퇴자 감소에 대한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도 “원격수업 확대로 학생과 대면하는 시간이 줄면서 비교적 자유로워졌다는 교사가 있는 반면 학생들을 좀 더 가르치고 싶은 교사들은 비대면 수업에서의 어려움과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며 “오히려 코로나 여파에 따른 고용시장 한파로 교직을 그만두면 할 게 없다는 인식이 명퇴 증가세를 멈춘 요인일 것”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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