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칼럼]누가 의대진학을 가로막는가

최근 한 과학고,재학생 의대진학시 교육비 환불조치
의대졸업후 바이오산업 진출등 의대=의사 공식깨져
서정선,양윤선 대표등도 의대나온 바이오기업인
바이오산업 도약위해 의대출신 전문인력 수혈절실
  • 등록 2019-12-16 오전 5:11:22

    수정 2019-12-16 오전 11:21:52

[이데일리 류성 바이오 전문기자] 최근 서울의 한 과학고가 졸업후 의대에 진학하면 교육비 1500만원을 환수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학생들의 의대진학을 막기위한 의도에서다.

이 규정을 둘러싸고 찬반논란도 팽팽하다. 찬성파는 과학고 본연의 기능을 살리기 위한 타당한 조치라는 주장이고, 반대파는 학생들의 직업선택 기회를 제한하는 초법적 규정이라고 항변한다.

이번 사태 배경을 보면 의대를 졸업하면 의사가 되는 것이 당연한 귀결이라는 관념이 자리한다. 하지만 ‘의대졸업= 의사’라는 고정관념은 더이상 들어맞지 않는다. 오히려 시대적 흐름은 더많은 우수한 인재들이 의대로 진학할 것을 요구한다. 의대를 졸업하면 의사라는 직업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역량을 발휘할수 있는 길이 본격적으로 열리고있다.

의대를 나온 우수 인재들을 가장 필요로 하고 있는 대표적 분야가 바이오산업이다. 특히 유전체, 줄기세포 치료제 등 분야에서 이미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 국내 바이오산업은 젊고 유능한 의사들의 수혈이 절실하다.

국내 바이오산업을 이끌고 있는 대표 기업인들 상당수도 의대를 나왔다. 한국바이오협회를 이끌고 있는 서정선 마크로젠(038290) 회장, 국내 줄기세포치료제 업체인 메디포스트(078160) 양윤선 대표, 유전체 분석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신약개발업체인 신테카바이오의 김태순 대표,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항암제를 개발하는 지놈앤컴퍼니의 배지수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의대에서 쌓은 다양한 바이오 관련 전문지식과 역량을 바이오벤처 창업을 통해 꽃을 피우고 있다. 이들의 공통된 목표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회사를 키워내는 것이다. 세상에 없는 치료제를 개발해 치명적 질병으로부터 수많은 환자를 구해낸다는 점에서 이들의 역할과 사명은 의사라는 직업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과학분야 가운데 가장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연구한다는 측면에서 최고봉이기도 하다.

보수적이라는 서울대 의대가 지난 7월 의대생 대상으로 창업교육과정을 신설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무엇보다 의대=의사라는 공식이 깨졌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서울대도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가 아닌 바이오기업 창업등으로 다양한 진로를 모색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히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규모는 대략 1400조원이다. 한국경제를 견인하는 양대축인 자동차(600조원)와 반도체(400조원) 시장을 합한 것보다 크다. 한국이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의대 졸업생들이 속속 이 분야로 진출하도록 사회가 권장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지금 세계 제약·바이오업계는 수백년동안 시장을 장악해온 화학합성 의약품이 바이오 의약품으로 바통을 넘겨주는 대변혁기를 맞고있다. 삼성전자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바뀌는 시대적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국내 바이오사들도 바이오 대전환기를 제대로 활용하면 글로벌 절대강자로 부상할수 있는 호기다. 우수한 인재들이 의대에 진학하는 것을 막는대신 이들을 의대에서 연구개발 전문가로 키워낼수 있는 교육혁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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