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입찰법정에는 겨울비 속에서도 60여명이 자리했다. 흰머리 희끗한 노인부터 홀로 온 젊은 여성까지 연령대는 다양했다. 이날 경매에 붙여진 27건(토지와 주택, 상가 포함) 가운데 입찰이 이뤄진 건 8건. 종로구 구기동과 평창동, 서초구 양재동 토지 등이 차례로 단독 입찰자의 손에 넘어갔다.
이어 서초구 서초동 서초4차현대아파트 물건에 10명이 응찰했단 집행관 발표가 나오자 법정은 순간 술렁였다. 이날 나온 최대 경쟁률로, 지난해 아파트 등 주거시설 평균 경쟁률(5.8 대 1)도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이 물건은 2000년에 준공된 160가구 단지 내에 위치한 9층 전용면적 52㎡로 이번에 처음 경매시장에 나왔다. 지난해 4월 기준으로 감정가가 7억1300만원으로 매겨졌지만, 같은 해 12월에 이 단지의 전용 64㎡ 매물이 15억원에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시세는 감정가를 훌쩍 넘을 것이란 계산에 응찰자가 쏠린 눈치였다.
실제로 최고가는 9억6888만원으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35.9%에 달한다. 대전에 주소지를 둔 이모씨가 대리인을 통해 낙찰 받는 데 성공했다. 2위 응찰액은 9억3888만8888원을, 3위는 9억1500만원이었다. 감정가에서 2억원 넘는 웃돈을 주고서라도 낙찰 받으려 한 이들끼리 경쟁했단 얘기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응찰자들이 관리비 미납금, 양도소득세 등을 내고도 차익실현이 가능한 1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거시설의 인기는 양극화 양상을 띠었지만 상가는 올해에도 하나같이 고전했다. 이날 경매에 붙여진 상가점포 모두 새 주인을 찾는 데에 실패했다.
한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주거시설 평균 낙찰가율은 81.2%로 특히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8~11월 100%를 넘는 기염을 토했다. 12월도 98%로 마감했다. 반면 업무상업시설 낙찰가율은 59%로, 전년 대비 8.6%포인트나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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