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트랜스포메이션]②대중문화, 성역할 고정관념 깨뜨리다

  • 등록 2019-06-30 오전 9:43:28

    수정 2019-06-30 오전 9:43:28

연극 ‘줄리엣과 줄리엣’
[이데일리 박미애 기자] 고전의 변형 방법 중 하나는 성역할 고정관념 깨기이다. 재해석된 영화 ‘알라딘’은 좀도둑 알라딘이 아닌 공주 자스민이 왕이 되는 이야기이다. 연극 ‘줄리엣과 줄리엣’은 두 원수 집안의 아들과 딸이 아닌 서로 다른 집안의 두 딸의 사랑이야기이다. 최근 대중문화에는 성역할 고정관념을 깨고 있는 콘텐츠들이 대중의 호평을 받고 있다.

라미란 이성경 주연의 영화 ‘걸캅스’는 남성 배우들의 전유물이다시피 한 형사물에 두 여성 배우를 주연으로 캐스팅해 성공시켰다. 비록 스코어는 부진하지만 ‘배심원들’은 주인공인 재판장 김준겸 역할에 여성을 기용, 성역할 고정관념을 깼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사실 기획 단계에서는 김준겸 역에 남성 배우가 고려됐다. 문소리는 “영화는 확실히 시대와 영향을 주고받는 매체”라며 “극 중 여성 재판장을 신선하게 바라보는 분위기를 지켜보면서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싶으면서도 이런 의미 있는 시도들이 나와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대적 흐름, 사회의 변화에 따라서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하나 여전히 작품 속 성역할 고정관념을 깨기는 갈 길이 멀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발표한 2018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2018년 한국 실질개봉영화 194편을 장르에 따라서 주연의 여성 참여를 산출했을 때 드라마가 26편으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다큐멘터리 12편, 멜로·로맨스 10편, 미스터리 스릴러 판타지가 각 3편씩, 코미디 공포 범죄가 각 2편씩, 뮤지컬과 애니메이션이 각 1편씩을 기록했다. 여성 주연 영화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장르 코드와 폭넓은 소재를 포괄하는 드라마를 제외하고는 멜로·로맨스가 가장 높았다. 영진위는 “ 여성 서사의 상상력이 여전히 이성애 멜로·로맨스라는 한정된 틀에 갇혀 있음을 볼 수 있다”며 “이는 장르에 성별성과 연관된 고정관념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방송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해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를 통해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채널 등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39개 예능 및 20개 생활정보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방송프로그램의 양성평등실태조사’ 실시했다. 올해 발표한 결과 자료에 따르면 △예능은 진행자와 고정출연자 중 남성(493명)이 여성(252명)의 2배에 가까웠고, △40~50대의 남성 메인 MC 및 남성 고정 출연자가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남성 중심의 정형화된 예능 포맷’이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으며 △조사한 예능의 61.5%가 성차별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능이 ‘여성은 집안일을, 남성은 바깥일을 담당한다’는 성역할에 대한 전통적 고정관념을 재생산하는 등의 경향을 보였다. 문연주 방송통신심의위 조사분석팀 팀장은 “요즘에는 양성평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다 보니 꾸준히 시정되는 부분들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심의위에서 네거티브한 지적한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제작 단계에서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성역할 고정관념 등과 같은 성차별 요소들이 해소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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