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고용대란’ 노·사·정이 함께 대응해야

  • 등록 2020-03-27 오전 5:00:00

    수정 2020-03-27 오전 5:00:00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으로 인해 기업의 고용 사정이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됐다. 경영 타격이 큰 항공·여행·유통업계를 시작으로 여러 산업 분야에서 권고사직이나 희망퇴직, 무급휴가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체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매출이 뚝 끊기는 바람에 당장 인건비 감당은 물론이고 회사의 존립 자체가 어려워진 때문이다. 직원들은 아침에 출근하면 회사 분위기부터 살펴야 하는 조마조마한 입장이 됐다. 과거 외환위기 때에 이어 20여년 만에 고용대란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통계로도 확인되는 현상이다. 최근 일시 휴직자와 실업급여 신청자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는 게 그 증거다. 앞으로 이런 현상이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문제다. 기업들이 가뜩이나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52시간제 실시로 경영 압박을 받던 터에 코로나 충격까지 밀어닥친 것이다. 정부가 100조원 규모의 기업구호자금을 긴급 투입하기로 한 데 이어 고용유지 지원금도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키로 했으나, 밀어닥친 고용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부가 긴급 대책을 내놓았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집행이 지체되고 있는 것부터가 걸림돌이다. 자금 지원을 받으려고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중소 상공인들의 답답한 처지를 헤아려야만 한다. 정부가 고용대란 차단을 위한 정책을 마련했어도 담당 공무원과 은행 창구에서는 보증 서류를 보완해 오라며 돌려세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렇게 하루 이틀 미뤄지는 사이 결제해야 할 어음 만기일이 돌아오거나 직원 급여를 연체해야 하는 형편이다.

대기업의 경우에도 어려운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유가 있다고는 해도 당장에 모두 풀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신규 채용은 어렵다고 해도 눈앞의 위기를 직원 정리의 기회로 삼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구조조정 노력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가급적 현재의 고용 상태만은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려면 노조 측에서도 고통을 분담하는 노력에 동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를 중심으로 ‘코로나 노·사·정 선언’을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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