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땐 130년치 예금이자?…카카오게임즈 청약 '총알장전 전쟁'

오늘부터 이틀간 공모청약 개시
개인투자자들, 마통뚫고 여유자금 모으느라 분주
기관 수요 경쟁률 1478대1…SK바이오팜 경쟁률 웃돌아
  • 등록 2020-09-01 오전 12:20:00

    수정 2020-09-01 오전 10:55:39

[이데일리 이광수 조용석 기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청약 넣어야 한다”

서울 신축 아파트 분양 얘기가 아니다. 카카오게임즈 공모청약 얘기다. 최근 SK바이오팜 상장 후 급등을 지켜본 투자자들은 다음 초대형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게임즈는 놓치지 않겠다며 융통 가능한 돈을 모두 끌어모아 청약 준비에 나서고 있다.

회사원 정 모씨는 최근 1억원어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했다. 카카오게임즈 공모 청약을 위해서다. 정씨는 “마이너스 통장 이자보다는 무조건 수익을 낸다는 확신이 있다”며 “주위에서도 모두 마이너스 통장을 뚫어놓고 카카오게임즈 청약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씨의 생각도 같다. 그는 카카오게임즈 상장 예정 소식을 듣고 분산 돼 있던 여유자금을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계좌로 모으기 시작했다. 공모 청약 하루를 앞두고는 대출까지 고민 중이다. 이씨는 “SK바이오팜(326030)때 소량의 주식을 배정받아 실망했던 경험이 있다”며 “SK바이오팜보다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돼 카카오뱅크 신용대출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하루아침에 예금이자 130년치 수익률 기대

개인투자자들이 이렇게 대출을 일으키고, 흩어진 자금을 한데 모아 카카오게임즈 청약에 ‘몰빵’하는 이유는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탓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7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 평균금리는 연 0.82%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6년 1월 이후 최저치다. 1억원을 1년 동안 예금해도 받게 되는 이자는 82만원이다. 여기서 세금을 제하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월 5만8000원꼴이다.

때문에 이들은 카카오게임즈에 희망을 걸어보는 것이다. 31일 카카오게임즈는 희망 공모가 밴드(2만~2만4000원)의 최상단인 2만4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현재 장외 주식 시장에서 거래되는 카카오게임즈의 주당 가격은 6만원이 넘는다. 공모 청약은 투자자들이 공모가에 주식을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현재 흥행 열기라면 충분히 SK바이오팜의 사례처럼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한 뒤 상한가)’도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준비하는 한 개인투자자는 “얼마 전 3년짜리 적금이 만기가 됐는데, 밥 한끼 먹으면 사라지는 수준의 이자에 오히려 좌절했다”며 “답은 주식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약 첫 거래일 카카오게임즈가 ‘따상’에 성공한다면 6만2400원에 마감하게 된다. 공모배정을 받은 개인투자자라면 하루 만에 거래세(0.3%)를 제해도 159.7%의 수익률을 올리게 된다. 예금이자 현 수준이 계속 유지된다고 가정해, 복리로 계산했을 때 무려 130여년을 묵혀야 받을 수 있는 수익률이다.

SK바이오팜과 경쟁률과 같다면…1억원 넣어야 ‘25주’ 받는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26~27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이 1478대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상 최고 수치다. 앞서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의 수요예측 경쟁률(836대1)도 훌쩍 넘어섰다.

때문에 개인의 투자 열기도 SK바이오팜과 비견될 정도로 달아오르고 있다. SK바이오팜의 경쟁률(323대 1)과 같다고 가정, 증거금이 50%일 경우 1억원을 청약했을 때 25주를 배정받게 된다. 앞선 사례인 회사원 이씨처럼 3000만원을 투자했을 경우엔 7주를 받게 된다. 만약 청약 경쟁률이 500대 1로 높아진다면 1억원을 청약하면 16주를 받게된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할 예정인 개인투자자는 “앞서 SK바이오팜과 와이팜(332570), 위더스제약(330350) 등 청약 이후 크게 올랐다”며 “카카오게임즈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SK바이오팜 흥행 대박으로 IPO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커졌다”며 “또 다른 IPO ‘대어’라는 점이 개인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에 상장된 모회사 카카오(035720)의 주가가 고공행진 하고 있다는 것도 투심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증시에는 카카오(035720)라는 비교대상이 있다”며 “카카오의 주가가 비대면 관련주로 올해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카카오게임즈도 카카오 계열이니만큼 무언가 보여주리라는 기대심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 늦지 않았다…청약 어떻게 하나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청약은 9월 1~2일이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016360)이다. KB증권은 인수회사를 맡았다. 청약을 하려면 이들 증권사의 계좌가 있어야 한다. 계좌가 없다면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으로 이들 증권사의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다만 오프라인 영업점에서 만든다고 하면 9월 1일까지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청약 마지막 날인 2일에 개설된 영업점 계좌는 청약에 참여할 수 없다.

이들 증권사의 계좌가 있다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공모청약 화면을 찾아 진행하면 된다. 투자금이 넉넉하다면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 각각의 계좌에 청약 증거금을 넣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 마음이 바뀌었다면 청약기간 중 취소도 가능하다. 다만 청약마감 이후에는 취소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카카오게임즈의 적정가는 주당 3만원 안팎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의 적정주가는 3만2000원으로 공모가 밴드 상단 대비 33%의 상승여력을 갖고 있다”며 “국내 게임 업종 대비 프리미엄이 정당화되려면 자체 개발 능력 강화와 다양한 지식재산권(IP) 소싱, 상장 이후 신작 출시를 통한 체력 레벨업이 수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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