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없는 대책에 지원도 요원..동양 결국 쓰러지나

동양 내놓은 특단 대책들 실효성 없어
정부·채권단 `강건너 불구경` 모드 유지
현 회장 거취 관심..일부 계열사 법정관리 가능성
  • 등록 2013-09-26 오전 8:02:19

    수정 2013-09-26 오전 8:13:43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위기에 몰린 동양그룹이 잇달아 자구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더구나 동양그룹 회생의 키를 쥔 정부와 채권단은 오너일가의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며 지원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그룹의 법정관리행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실효성 없는 대책 나열..동양 위기 돌파 의지 있나

26일 업계에 따르면 자매 그룹인 오리온의 지원 거부 후 10월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는 동양(001520)그룹이 잇달아 특단의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동양그룹 창업주 고 이양구 회장의 부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이 그룹 계열사에 사재를 출연했다는 소식도 그룹을 통해 전해졌다.

하지만 채권단을 포함한 금융권 안팎에선 동양그룹 자구책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우선 동양그룹이 동양파워(삼척화력발전소 운영사)는 물론 동양증권, 레미콘, 섬유사업부문 등 돈 되는 자산을 한데 묶어 유동화 시키려는 ‘에셋 풀링’ 대책은 오리온을 대체할 신용보강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피를 나눈 형제가도 장고끝에 지원을 거부했는데 사기업 중 누가 동양이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에 신용보강을 해주겠냐”며 “동양의 현재 신용상태로 봤을 때 제 3자의 신용보강 없이 ABS 발행은 힘들다”고 말했다.

동양파워 지분을 전량 매각해 최대 1조원의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시장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현재 매각 가치가 있는 자산이래야 화력발전 사업권과 삼척부지 뿐인데 사업권과 부지 획득에 1조원씩 쏟아넣을 인수자가 나타나기 쉽지 않다는 것.

시장 관계자는 “지분 가치가 1조원이라는 것은 발전소가 건립되고 전기가 생산될 때 얘기”라며 라며 “지금 당장 매각이 이뤄진다면 사업권을 포함한 지분 100%의 가치는 최대 5000억원을 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의 사재출연도 과대 포장됐다는게 중론이다. 이 이사장이 동양네트웍스에 증여한 오리온 주식 15만 9000주는 이미 지난해말 시장에서 약 1569억원에 매각돼 그룹의 구조조정 자금으로 요긴하게 사용됐다. 이에 따라 이번 증여로 그룹에 실질적으로 들어오는 자금은 한 푼도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무상으로 빌려 받았던 주식을 이미 시장에 처분했기 때문에 이번 증여는 사실 별다른 의미가 없다”며 “단 대여가 증여로 바뀜에 따라 장부상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효과는 있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 요원..법정관리 가나

동양이 실효성 없는 대책을 내놓을 동안 동양 회생의 키를 쥔 금융당국과 채권단도 별다른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위기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여신이 있는 ㈜동양과 동양시멘트는 큰 문제가 없다”며 “거래가 없는 동양의 다른 계열사에 우리가 자금을 지원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설사 (주)동양과 동양시멘트에 자금을 지원하더라도 이 자금이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는데 사용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현재로선 동양그룹 지원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금융감독 당국의 강건너 불구경 모드도 이어지고 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오리온의 지원거부 입장 발표후에도 `오너일가의 책임론`을 거론할 뿐 별다른 솔루션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동양그룹 부도로 수만명의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사태가 벌어질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느긋함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 안팎에서 오너인 현재현 회장의 거취 문제를 정부와 채권단 지원과 연결해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그룹 부실화에 책임이 있는 현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채권단이 지원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워 현재와 같은 `지원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룹 자산 매각을 통해 위기를 조기에 해결하겠다던 현 회장이 매각 마지막 단계서 판을 여러차례 뒤엎어 위기를 초래한 측면이 있다”며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현 회장을 신뢰하지 않는 한 동양에 대한 지원은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동양그룹이 이달 말까지 만기 도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상환 등을 위해 필요한 자금은 총 2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동양그룹은 절반인 1000억원 정도를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날 예정된 6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이 취소되면서 그룹의 자금난은 더욱 심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동양그룹 일부 계열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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