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대학진학, 청년 취업난 부추긴 원흉중 하나"

청년실업은 구조적 문제…능력중심사회 구축 강조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좋은 경험…인적자원개발에 힘써”
6년 만에 돌아온 대학서 가르침에 집중할 것
  • 등록 2017-11-23 오전 6:00:00

    수정 2017-11-23 오전 6:00:00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졸취업, 능력중심사회를 구축해야 청년 취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사진=한성대)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무조건 대학을 가야 한다는 분위기를 지양하고 고졸 취업 등 차별화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은 1학년부터 취업 지도는 물론 일학습병행제를 강화해 학생들이 스스로 현실을 깨닫게 해 진로 선택의 폭을 넓혀줘야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박영범 전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한성대 경제학과 교수)은 자리에서 물러난 다시 강단에 섰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경제학을 가르치는 그지만 청년 취업 해결을 위해서는 대학 진학에만 목을 메는 풍토부터 바꿔야 한다고 일갈했다.

6년 만에 다시 본업인 교수로 돌아온 그를 지난 서울 성북구에 있는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박 교수의 이력은 다양하다. 미국 코넬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1986년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이래 직장을 6번이나 옮겨 다녔다. 산업연구원에서 초빙연구위원을 시작으로 감사원,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조정실장과 국제연구소 연구위원을 거쳐 한성대 교수로 부임했다. 이후에도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치며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을 지냈다.

지난 2010년 교무처장을 끝으로 한성대 캠퍼스를 떠나 있다가 다시 돌아온 그는 학교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다고 했다.

박 교수는 “6년 만에 학교로 돌아왔는데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면서 “전에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취업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지금은 교수들이 의무적으로 학생 면담을 할 정도를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이 대학 교육의 전환기라면서도 청년 취업난 해결 해결을 위해서는 ‘능력중심사회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실업문제는 단기적인 대응책은 없다. 지난 정부에서도 대책을 수없이 내놓았지만 효과는 없었다”면서 “대학생들이 넘쳐나면서 취업경쟁이 과열되는 구조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산업인력공단이 2012년에 제시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의 활용도를 높여야 합니다. NCS는 기본적으로 교육훈련을 현장에 맞춰 설계한 만큼 대학 교육이 이론에 치우쳐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관련 사업에 참여한 교수들도 NCS는 보완할 점이 있지만 유용한 수단임이라고 다들 인정했습니다.”

NCS는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기술·태도 등의 내용을 국가가 체계화한 프로그램이다.

박 교수는 이명박 정부때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온 고졸 취업, 능력중심 취업 등을 현 정부에서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한 만큼 융합형 인재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키워드 중 하나가 융합이에요. 한성대도 전공을 2개씩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예컨대 경제-무역, 경제-부동산 등 깊이는 부족할 수 있지만 넓은 지식을 기반으로 한 융합형 인재를 만드는 방향으로 대학교육도 변하고 있습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6년 만에 대학 강단으로 돌아온 만큼 학생들을 가리치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사진=한성대)
그는 지난 3년간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으로 일한 것에 대해 ‘좋은 경험’이라고 돌이켰다.

박 교수는 “공단에서 하는 많은 사업들이 교수로 재직할 때 제안했던 사업들”이라며 “지역 및 산업별 인적자원개발(HRD)과 고용허가제, 일학습병제, 해외취업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인적자원개발이란 조직이 그 구성원으로 하여금 현재 및 미래에 필요한 능력을 개발하도록 하는 활동이다. 고용허가제는 외국인근로자에게 고용조건에 있어 국내근로자와 동등한 대우를 보장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또 일학습병행제는 대학 4학년생이 기업에 입사하기 전에 4개월 동안 기업에서 요구하는 전공기술과 직무능력을 교육받는 제도다.

다만 박 교수는 이사장 재임기간동안 경직된 공단 조직문화를 바꾸는 일에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그는 “산업인력공단처럼 정부 정책을 위탁 집행하는 기관들은 직원들의 업무태도가 공공기관중에서도 제일 소극적”이라며 “직원들에게 국민과 고객에게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자고 했다. 필요하다면 고용부와도 논쟁을 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산업인력공단 자체 교육훈련 예산을 두배로 늘리는 등 직원 개개인의 역량강화에도 힘썼다고 했다. “취임때 1인당 86만 6000원인 교육훈련비를 작년에는 153만원으로 늘렸습니다. 얼마전 열린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자체 인재개발부문에서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더군요.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그는 앞으로는 교수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했다. “이제 교수로 돌아온 만큼 이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여자껏 많은 선배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여기까지 성장해온 만큼 이제는 제가 학문 뿐 아니라 진로 선택이든, 인생 상담이든 학생들을 위해 헌신할 차례죠.”

◇박영범 교수 약력

△1956년 서울 출생 △한국외대 영어학·경제학 학사, 미국 코넬대 대학원 석·박사 △산업연구원 초빙연구위원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및 연구조정실장 △국가기술자격정책심의위원회 위원 △교육인적자원부 정책자문위원회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노동부 자체평가위원회 위원장 △한성대 교무처장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선진화위원회 위원장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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