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민정 "구두보단 운동화 체질…오세훈, 붕어빵 토론하자"

20일 광진 선거사무실서 이데일리 인터뷰
"DIY 선거, 물 마실 시간도 없지만 즐거워"
"광진 ICT 벨리 조성, 스타트업 허브 육성"
"오세훈과 붕어빵 먹으며 얘기하면 좋겠다"
"대통령 통해 유리한 구도 만들지 않겠다"
  • 등록 2020-03-23 오전 6:00:00

    수정 2020-03-23 오전 6:00:00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서울 광진을 후보가 20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대담=김성곤 정치부장·정리=유태환 기자] ‘흙이 잔뜩 묻어 거뭇거뭇해진 운동화와 주먹 인사.’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나서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서울 광진을 예비후보의 하루하루를 상징하는 모습이다. 그는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유권자들을 만나려고 10여개 일정을 소화하면서 종일 2만보 이상을 걷는다고 한다.

이데일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입인 청와대 대변인 출신이자 야권의 거물 오세훈 미래통합당 예비후보와 빅매치를 앞둔 고 후보를 20일 광진 선거사무소에서 만났다.

“유권자들이 오히려 코로나 대처 위로 건네”

청와대 대변인과 정치신인으로서의 총선 도전, 어느 게 더 힘들까. 고 후보는 청와대 시절을 구두, 지금을 운동화에 비유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고 후보는 “내 체질은 구두보다는 운동화”라며 “청와대 대변인 시절과 비교하면 육체노동 강도는 비슷한 데 마음은 더 재미있다”고 했다. 그는 “광진에 와서 새로 샀는데 운동화가 거뭇거뭇해졌다”며 “집에서 물 마실 시간도 없어서 한 번도 못 빨았다”고 전했다.

하루 5시간 남짓을 자고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지만 선거를 향해 달려가는 나날들이 재미있다고 했다. 고 후보는 “청와대에서는 정확한 가이드 안에서 놀 수밖에 없었다”며 “지금은 그런 가이드를 만드는 것조차 내 영역이니까 DIY(Do It Yourself·직접 가구 등을 만드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선거운동에 제약이 있지만 고 후보는 오히려 지역 주민들을 만나면서 힘을 얻는다고 했다.

고 후보는 “광진의 특징은 영세한 골목상권이 살아 있다는 것”이라며 “오늘도 여러 집을 돌아다녔는데 어머님들이 ‘우리만 힘든가요. 다 힘든데’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또 “우리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굉장히 높다”며 “손님도 떨어지고 많이 힘들다고 하시면서도 그럼에도 문재인 정권이 대처를 잘하고 있다고 오히려 저한테 위로를 건네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시민들을 위해서 21대 국회에 입성하면 ‘재난기본소득’ 관련법을 첫 번째 대표발의 법안으로 제출하겠다고 했다. 고 후보는 “재난기본소득을 법으로 보완해야 한다”며 “앞으로 바이러스 관련 재난이 많을 수 있으니 법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 후보는 이렇게 발로 뛰면서 지역 현안을 접한 뒤 첫 번째 공약으로 광진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정보통신기술) 벨리 조성을 내놨다. 고 후보는 “동부지방법원과 KT부지를 통틀어서 새로운 공간을 만들겠다”며 “KT부지에 지식산업센터를 건설해서 스타트업 허브를 육성할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서울 광진을 후보가 20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불금 마음으로 선거”…‘매일매일 金처럼’

선거운동을 하다가 상대편인 오 후보를 몇 번 만나긴 했지만 제대로 된 얘기를 나눌 기회는 없었다고 한다. 고 후보는 “오 후보가 선배니까 먼저 ‘선배님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면 ‘고생 많으세요’라고 하신다”며 “조금은 멋쩍어 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 그 정도로 얘기를 하고 해어진다”고 설명했다.

고 후보는 광진 발전을 생각하는 건 한마음인데 이런 상황이 조금 아쉽다고 하면서 정치신인다운 패기로 ‘붕어빵 토론’을 제안했다. 그는 “상대 후보이긴 하지만 좋은 광진을 만들어보자는 것은 같지 않느냐”며 “혼자 붕어빵 드시지 말고 같이 붕어빵을 먹으면서 본인 생각도 얘기하고 나의 느낌도 얘기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통령의 입으로 자타공인 친문(문재인)계로 분류되지만 고 후보는 자력으로 이기고 싶다는 점도 강조했다. 고 후보는 “대통령 말을 가벼이 보이게 해서는 안 된다는 강박이 좀 있다”며 “대통령을 통해서 선거를 유리한 구도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결혼할 때 아버지한테 도움을 많이 안 받고 내 자력으로 결혼하겠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유로는 ‘선한 영향력’을 꼽으면서 자신을 보고 청년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 후보는 “나보다 힘든 사람한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살고 싶었는데 그걸 찾다가 아나운서를 하면 좋은 영향을 받는 청년들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나 인간 고민정은 정치인을 꿈꿔 보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시대적 역할과 소명을 받았다고 생각해서 정치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고 후보 선거사무실 한쪽 벽면에는 가족 사진과 청와대 시절 사진 등이 붙어 있었다. 고 후보는 “캠프에서 조금 쉬는 타이밍을 갖자는 보고가 올라오면 남편이 오히려 ‘그런 게 어디 있느냐’고 일정을 채우라고 한다”며 “남편이 얼마나 절박한 심정으로 선거에 나온 지 잘 아니까 말만으로 하지 말고 그 심정을 몸으로 직접 보여주라고 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 옆에는 ‘매일매일을 금요일처럼’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있었다. 선거를 앞두고 주말도 없이 보내는 나날이지만 ‘퇴근을 앞둔 불금(불타는 금요일)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선거운동을 끝까지 해보자는 의미’라고 한다.

흙 묻은 운동화 생활이 재미있다는 고 후보 캠프다웠다.

△다음은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서울 광진을 예비후보의 주요 약력

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전 KBS 아나운서

광진 중마초등학교

광진 구의중학교(1학년 재학)

경희대 중어중문학과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