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전 11시부터 경기도 여주시 연하산 선산에 마련된 고(故) 이맹희 명예회장 추도식장 (사진=CJ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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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장자로서 도리를 다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여기 계신 분들이 저 대신해 아버지 가시는 길을 돌봐주셔서 감사하다”
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은 14일 아버지 고(故) 이맹희 명예회장 2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아버지의 장례를 직접 지키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한편 임직원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 회장이 이 명예회장의 추도식에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이날 추도식에 지팡이를 짚고 직접 이 명예회장의 묘소를 찾았다. CJ그룹 관계자는 “선산이라는 지형적 특징이 있긴 하지만 휠체어 대신 직접 지팡이를 짚고 이동할 정도로 건강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15년 8월 14일 이 명예회장이 지병으로 별세할 당시 검찰에 구속된데다 희귀병인 선천적 질환 샤르코마리투스(CMT) 등으로 상주를 맡았지만 장례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대신 이채욱 장례위원장(CJ 부회장) 등 CJ 임직원들이 빈소를 지켰다. 지난해 8월 12일 특별사면 직후 CJ인재원에서 열린 1주기 추도식 역시 건강 악화로 불참했다. 대신 장남인 이선호 CJ그룹 부장이 가족 대표로 참석해 추도식을 진행했다.
| 이재현 CJ 회장이 5월 17일 오전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통합 연구개발센터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 참석해 기념식수를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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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1시부터 경기도 여주시 연하산 선산에서 열린 추도식에는 이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손경식 회장 등 가족과 친인척, 그룹 주요 임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제사는 이날 저녁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치러지며 가족들만 참석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이어진 경영진과의 식사자리에서 “선대회장과 명예회장이 강조해 온 ‘사업 보국’의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면 “좁은 땅덩어리, 가난한 나라에서 이 땅의 경제인들은 고생이 많았지만 그 길만이 우리의 살길이어서 멈출 수 없다”는 명예회장의 뜻을 강조했다.
이 명예회장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이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형이다. 1962년 삼성화재의 전신 안국화재에 입사한 후 1970년대 중반까지 삼성의 요직을 거쳤다. 그러나 1976년 이건희 회장이 후계자로 지목되며 삼성그룹에서 밀려났고, 해외와 지방을 오가며 삼성과 무관한 삶을 살았다. 2013년 지병이 악화돼 중국과 일본에서 치료를 받았다.
한편 이 회장은 추도식 참석에 이어 다음 달 18∼20일(현지시간) 사흘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케이콘(KCON) 2017 LA’ 현장 방문 등을 위해 조만간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달 17일 CGV용산아이파크몰점을 직접 찾는 등 현장 경영에 나섰다. 이미경 부회장 역시 케이콘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퇴진 압박으로 수년간 공식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케이콘에서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