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금호타이어, 피렐리·볼보처럼 기업가치부터 높여야

피렐리·볼보, 고급 이미지 위해 유럽생산 유지
대중 브랜드 금호, 계속되는 국내 공장매각설
낮은 생산성·강성 노조 해결해야 기업 가치 높아져
  • 등록 2018-03-14 오전 6:05:00

    수정 2018-03-14 오전 8:11:35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세계 5위 타이어 메이커인 피렐리 타이어도 2015년 중국업체 캠차이나에 인수되었으나, 글로벌 업계 순위 변동없이 안정적으로 영업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김종호 금호타이어(073240) 회장이 지난주 직원들에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미래 계속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해외자본 투자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자본에 넘어간 대표적인 자동차 산업 관련 기업이 이탈리아 타이어 제조업체 피렐리와 스웨덴 완성차 제조업체 볼보다. 이 두 회사가 우려와 달리 중국 기업에 인수된 이후 영업을 잘해 나가고 있는데, 김 회장의 주장처럼 금호타이어도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된다면 더욱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금호타이어 노동종합이 총파업을 불사하며 해외 매각을 저지하는 것은 김 회장의 생각과 달리 피렐리, 볼보와 다른 브랜드 가치의 때문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피렐리는 세계 최고 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원(F1)의 공식 타이어 제공업체다. 슈퍼카나 럭셔리카 시장에서는 초고성능(UHP)타이어를 생산하는 고급 브랜드로 유명하다. 90여년의 역사를 지닌 볼보 역시 고급차 브랜드로 분류되며 ‘안전’에 대해서는 독보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왔다.

이에 피렐리와 볼보는 인수된 이후에도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계속해서 유럽 생산을 유지하고 있지만, 금호타이어는 상황이 다르다. 금호타이어는 전세계 180여개국으로 타이어를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이나 고급 브랜드라기 보단 대중적인 이미지가 더 강하다. 실제 국내 타이어 3사 중 금호타이어의 UHP 타이어 매출 비중은 가장 낮은 편이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는 이유도 한국 기업이라는 프리미엄 때문이 아니라 기술력과 유통망을 활용하고 싶어서다. 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TBR)을 주로 생산하는 더블스타는 874개의 독자기술과 글로벌 특허권 50여건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승용차용 타이어(PCR)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키울 수 있고, 미국과 베트남의 생산 거점을 이용해 쉽게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타이어 공장 설립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호타이어의 중국 난징·톈진·창춘 공장을 활용할 수 있다면 일석삼조다.

이에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후 국내 공장을 매각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금호타이어 노동조합도 고용보장을 장담할 수 없다며 해외 매각을 극구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계약과정에서 고용승계 조항이 들어간다 하더라도 몇 년 간 시한부에 그칠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결국에는 공장 철수 등으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크다.

결국 금호타이어가 피렐리가 될지, 제 2의 쌍용차가 될지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렇지만 왜 더블스타가 국내 공장을 철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노조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생산성이 낮고 강성 노조를 보유한 국내 공장을 계속 끌고 갈 인수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제라도 노사가 힘을 합쳐 기업가치를 높이고 누구라도 인수하고 싶은 매력적인 기업을 만드는데 힘써야 할 때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2억 괴물
  • 아빠 최고!
  • 이엘 '파격 시스루 패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