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내년 3월 사이 임기가 끝나는 임원만 100명 수준이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과 박명흠 대구은행장 직무대행의 임기는 모두 다음 달 말 만료된다. 위성호 신한은행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내년 봄 임기만료를 앞뒀다. 금융그룹 CEO 중에선 김 한 J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다. 계열사인 전북은행 임용택 행장, 광주은행 송종욱 행장도 김 회장과 함께 임기가 끝난다.
금융지주와 은행권 임원의 임기도 대거 만료된다. 신한은행은 부행장 7명 전원과 부행장보 중 6명이 올해 연말 임기가 끝난다. 또 우리은행은 행장과 감사를 포함한 임원 24명 중 13명이 다음 달 8일 임기가 만료된다. 하나금융은 지주사·은행의 상무급 이상 임원 가운데 30명이 내달 임기를 마친다.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은 이번 임원인사에서 외부수혈을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작업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순혈주의 전통이 강한 은행권에 외부 출신 메기를 풀어 자극을 주고 전문성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 깔렸다.
여성 임원이 어느 정도 기용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현재 KB국민ㆍ신한ㆍKEB하나ㆍ우리은행 전체 임원(비상근임원 제외) 96명 가운데 여성임원은 3명뿐이다. 은행권은 전통적으로 남성중심의 보수적인 조직특성이 강한데다 출산과 육아 탓에 경력단절을 겪는 여성이 많고 업무강도가 강한 주요 보직에 남성을 선호해 여성 임원이 적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남성 중심의 은행권이 여성을 차별한 결과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은행권을 뒤흔든 채용비리 수사 과정에서 일부 은행들이 여성지원자의 점수를 깎거나 필터링하는 수법으로 성차별채용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가 여성인재 활용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성 평등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하며 내각의 여성비율을 적어도 30% 수준을 맞추겠다고 공언했다. 은행권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 여성 임원을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함영주 행장, 신한금융그룹은 조용병 회장이 채용비리 재판을 받고 있어 인사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에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으로 조직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마다 사안이 제각각이지만 이미 채용비리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곳을 중심으로 후유증을 앓지 않기 위해서는 이와 연루된 인사들을 교체하는 것은 불가피한 수순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