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대형마트]④건물 팔아 현금 마련…묘수 될까

일부 점포 세일즈 앤 리스백 통해 현금 유동화…본업투입
가격경쟁력·상품력·놀 거리·먹거리·볼거리 등 강화로 모객 총력
"지금까지 해온 전략 안 통해…DNA 완전히 바꿔야" 조언
  • 등록 2019-09-10 오전 6:30:00

    수정 2019-09-10 오전 10:33:05

롯데쇼핑이 현금 유동화를 위해 롯데리츠에 양도한 롯데마트 장유점.(사진=롯데마트)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어려우니까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봐야죠.”

대형마트들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업황 부진을 넘어설만한 근본대책이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는 일부 점포를 세일즈 앤 리스백(Sale and Lease back·매각 후 임대) 형태로 현금 유동화에 나서고 있다. 과거 수십 년 간 불패 신화를 써온 부동산을 팔아 현금을 마련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사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10여 개 내외의 점포 건물을 유동화해 약 1조원 규모의 현금을 마련하게 된다. 이 자금은 재무 건전성 강화 등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앞서 롯데마트를 운영 중인 롯데쇼핑도 롯데마트 청주점·의왕점·장유점, 롯데백화점 강남점 등 10개 점포를 롯데리츠(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양도하고 재 임차했다. 이를 통해 총 1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본업’에 투입한다.

오프라인 기반인 만큼 가장 중요한 모객을 위해 자체상품(PB)도 강화하고 놀 거리·볼거리·먹거리도 마련한다.

이마트는 정용진 부회장이 연초부터 강조한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초저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돈이 되는’ 전문점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한다. 그로서리(식료품점) 중심으로 경쟁력도 확보하고 기존점 리뉴얼을 통해 오프라인 점포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상품 운영에 있어 점포 권한을 확대한 ‘자율형 점포’를 운영하고 체험형 콘텐츠도 확충하고 있다. 38개였던 PB 브랜드 수는 10개로 줄이고 대신 상품 경쟁력을 갖춘 대표상품을 늘릴 예정이다.

이마트 상시적 초저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제품.(사진=이마트)
그러나 이 같은 방안들은 본질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게 업계 공통된 의견이다.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이지만, 대형마트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인식을 심어줄 정도로 변화하지 않으면 지금의 상황을 역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온라인의 습격을 받아 이에 대응하기 위해 궁여지책을 내놓고 있지만 당장 효과를 보기 어렵고, 장기적 관점에서도 ‘대형 마트에 가야 한다’는 인식 변화로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초저가 전략도 마찬가지다. 이커머스가 배송 혁신으로 오프라인 직접 구매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재미를 봤던 ‘저가 정책’으로 온라인 업체들과의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전반적인 가격 경쟁에서 온라인을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 초저가 상품 위주로 재편하면 장기적 수익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볼거리·놀 거리·먹거리 등은 다소 효과를 내고 있지만 그것이 불황을 넘어설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대형마트에서 내놓는 해법은 지금까지 해온 것에 불과한 수준으로 충분한 해결책이 아니다”며 “젊은 층이 방문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싶은 ‘인스타그래머블’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근본적인 DNA를 바꿔내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대형마트가 들어선 곳은 모두 입지가 좋고 주차도 편하다는 장점이 있으니 잘나가는 전문점과 푸드코트가 들어선 복합쇼핑몰로 거듭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며 “이 기회에 잘 안 되는 매장을 정리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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