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주려고 자사주 처분?… 소액주주 ‘울상’

4분기 들어 전일까지 9개사 관련 공시…전년대비 증가
대부분 IT관련주…영업익 증가 4곳·감소 4곳
소각하지 않는 자사주, 시장에 나올 수 있어 `불리`
  • 등록 2019-12-11 오전 1:50:00

    수정 2019-12-11 오후 1:21:42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연말 결산시즌을 맞아 임직원 성과급 지급을 위한 자사주 처분이 잇따르고 있다. 상장사들의 자사주 처분 규모는 통상 발행주식수의 0.5% 내외에 그치지만 대주주 보유물량을 제외하면 적지 않은 규모가 시장에 나오는만큼 소액주주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상장사가 매입한 자사주를 이처럼 처분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매입할 때부터 소각을 전제로 하는지를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4분기들어 9곳 성과급 지급 처분 공시

10일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월 이후 지난 9일 기준 임직원 보상을 위한 자사주 처분을 공시한 상장사는 총 9곳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개사)에 비해 상당히 늘어난 수준이다.

대신증권(003540)이 38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외처분해 임직원 이연성과급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주식수로 보면 30만9542주로 총발행주식의 0.36%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유니테스트(086390)리노공업(058470)도 각각 12억원(9만8500주·0.47%), 21억원(3만5900주·0.24%) 규모의 자사주 처분을 공시했다.힘스, 다원시스(068240), 하이비젼시스템(126700) 등도 자사주를 처분했고 한국토지신탁(034830), 한미글로벌 등도 동참했다.

다만 대신증권은 성과급 지급 대상자인 이어룡 회장 등 56명의 주식계좌로 각각 장외처분했고, 한국토지신탁 역시 종업원에게 자사주로 교부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사주 취득은 통상 소액주주에게 호재이지만, 소각이 전제되지 않은 채 이처럼 임직원 성과급 자금 마련을 위해 시장에 매물로 다시 나오는 것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며 “발행주식의 1%가 되지 않는 물량이더라도 대주주 지분 등을 제외하면 실제 유통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본은 ‘실적’…소각 전제 자사주 매입 이뤄져야

이처럼 상장사들이 보유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자사주 처분 등을 통해 시장에 내다 파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주주환원정책에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주가희석 요인이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자사주 처분에 나선 상장사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유니테스트는 지난 9일 자사주 처분 결정을 공시하고 처분일을 12일로 적시했지만 9일 2.47% 하락한데 이어 10일에도 1.69% 떨어졌다. 매물화되기 전에 하락세를 보인 것은 심리적인 효과가 컸다는 의미다.

다원시스는 지난 5일 공시하면서 당일 임직원 개인 계좌로 자사주를 이체하는 방식으로 처분했는데 당일 1.34% 하락했고 6일 하루 반짝 상승한 뒤 이번주 들어서도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대신증권도 지난 9일 공시 당일 0.43% 떨어졌고 10일 보합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자사주 처분을 공시한 상장사도 대체로 공시 후 단기간 주가 하락세를 보였다.

물론 임직원 성과급 지급을 공시한 상장사 9곳은 지난 3분기 누적기준 모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 중이다. 특히 힘스(238490)가 흑자전환하는 등 전년대비 이익이 늘어난 곳이 4개사(리노공업, 다원시스, 한미글로벌)이고, 줄어든 곳은 5개사(대신증권, 유니테스트, 하이비젼시스템, 한국토지신탁, 에코프로비엠)로 집계됐다.

황 연구위원은 “이익이 늘어났다면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소각에 쓰이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익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직원 보상 목적의 자사주 처분에 나섰다면 회사의 주주환원정책을 다시금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각을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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