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코인]머스크 한마디에 와르르…`이때다` 쏟아진 악담

"비트코인 비싸 보인다" 머스크 댓글에 비트코인 추락
한 주간 20% 이상 추락…금주 11개월 만에 최대 낙폭
`역베팅 귀재` 버리 "美정부가 비트코인 짓누를 것"
`버핏 오른팔` 멍거 "비트코인·테슬라 둘다 비정상적"
잭 도시·캐시 우드, 비관론 속에서도 비트코인 옹호
  • 등록 2021-02-27 오전 8:09:43

    수정 2021-02-27 오전 8:09:43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에게 참으로 가혹한 한 주였다. “비트코인 가격이 비싼 것 같다”는 일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한 마디에 흔들린 비트코인은 ‘이 때를 기다렸다’는 듯 쏟아내는 각계 인사들의 가시돋힌 발언에 강한 하락압력에 시달렸다.

이번 한 주에만 20% 이상 급락한 비트코인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4100달러 수준까지 급락헀던 지난 3월 이후 무려 11개월 만에 가장 큰 주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블룸버그가 산정하는 블룸버그-갤럭시 크립토지수도 이번 주 중 23% 추락했다. 이 지수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총 5개의 주요 가상자산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최근 1주일 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코인마켓캡)


헐리우드 영화 ‘빅쇼트(Big Short)’의 실제 인물로 잘 알려진 마이클 버리는 “미국 정부가 달러화 경쟁자가 될 비트코인을 짓밟으려 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유럽 핀테크업계 공룡인 클라르나(Klarna)의 세바스티안 시미아트코우스키 대표, ‘워런 버핏의 오른팔’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 등이 비트코인 비판에 가세했다.

그럼에도 미국인들은 최근 변동성이 커진 주식에 비해 가상자산을 그리 위험한 것으로 보지 않기 시작했고, 잭 도시가 이끄는 스퀘어나 월가의 황금손‘으로 추앙 받아온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여전히 비트코인 낙관론을 접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에 찬물 끼얹은 머스크

“비트코인 가격이 높아 보인다”며 찬물을 끼얹은 일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크주(株) 조정과 맞물리면서 하루 아침에 원화로 17조원에 육박하는 재산 손실을 봤다.

최근 수차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서 가상자산을 언급하면서 테슬라를 통해 직접 비트코인을 매입하며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돌파하는데 큰 공을 세운 머스크 CEO는 난데없이 비트코인 가격이 비싸다는 걸 인정했다.

지난 20일 머스크 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높아 보인다”고 썼다. 비트코인을 두고 “현금보다 덜 멍청한 형태의 유동성을 가졌다”고 평가한 지 하루 만이었다.

머스크 CEO는 비트코인 회의론자면서 금 옹호론자인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 캐피탈 CEO가 “금이 비트코인과 현금보다 낫다”고 쓴 글에 이같은 댓글을 달았다. 머스크는 “돈은 물물교환의 불편함을 피하게 해 주는 데이터에 불과하다”며 “다른 데이터처럼 실시간 정보가 늦게 반영되는 문제나 오류의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스템은 둘 다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그렇긴 하지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최근 비트코인 랠리에 불을 질렀다. 지난달 머스크는 트위터 자기소개란에 ‘비트코인’이라 쓰는가 하면 이달 초 음성 기반 채팅앱 클럽하우스에서도 “비트코인은 좋은 것”이라며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지난 8일 테슬라의 15억달러 어치 비트코인 투자는 랠리에 결정타를 날렸다.

‘역베팅 귀재’ “비트코인이 위험하다”

헐리우드 영화 ‘빅쇼트(Big Short)’의 실제 인물로 잘 알려진 ‘역(逆)베팅의 귀재’ 마이클 버리가 이번에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경고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상승을 경고하면서도 “달러화의 경쟁자가 되는 비트코인과 금(金)을 미국 정부가 짓누르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클 버리는 병원 레지던트로 일하다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측하면서 주택 버블 붕괴 베팅을 통해 수십억달러를 벌어 잘 알려진 인물이다. 이후 헤지펀드인 사이온에셋매니지먼트를 창업하기도 했다.

버리 창업주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경기 회복과 추가적인 재정부양책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흔히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불리는 비트코인과 금(金)이 투자자들에게 보장된 피난처가 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트윗에서 투자자들에게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라”고 지적하며 “코로나19 이후 경제활동 정상화와 부양책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인플레이션 위기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인플레이션 위기 상황에 미국 정부는 달러화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비트코인과 금을 짓누르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리 창업주는 이후에도 트윗을 잇달아 올리며 1920년대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과 현재 미국 상황을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역사(적 교훈)는 결코 쓸데 없는 것이 아니다”며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이 주식보다 위험” 미국인은 10명중 넷뿐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서는 비트코인의 상승랠리가 계속되자 미국인 둘 중 한 명이 비트코인을 안전한 투자처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소비자 리서치 플랫폼인 핍슬레이(Piplsay)가 이달 중 3만명에 이르는 미국인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미국인의 50%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안전하다”고 답했다. “확실치 않다”는 답은 28%인 반면 “안전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답은 22%에 불과했다.

또한 ‘주식과 비트코인 중 어느 쪽에 투자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41%가 “양 쪽의 투자 위험이 같다”고 했고, “비트코인이 더 위험하다”는 쪽은 38%, “주식이 더 위험하다”는 답은 21%였다. 적어도 미국인들은 비트코인이 주식 투자에 비해 대단히 위험하다고 보진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가상자산에 대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31%가 “불법행위나 해킹 우려”를 꼽았고, 그 뒤를 이어 “지식 부족”(27%), “규제 및 법규 부재”(22%), “가격 변동성”(20%)이라고 답했다.

‘가상자산에 투자해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네 명 중 한 명꼴(25%)로 “투자해 봤다”고 응답했고, 27%는 “투자해 본 적은 없지만 올해 안에 투자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투자해 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다”는 응답은 절반에 다소 못 미치는 48%였다.

잭 도시의 스퀘어, 비트코인 2000억 투자

미국의 온라인 및 모바일 지급결제업체인 스퀘어가 우리 돈으로 2000억원에 가까운 규모로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스퀘어는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4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지금까지 총 1억7000만달러(원화 약 1890억원)에 이르는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회사가 보유한 현금을 활용해 비트코인에 투자하기 시작한 스퀘어는 당시 4709개의 비트코인을 매입한데 이어 최근 추가로 3318개를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작년말 기준으로 회사가 보유한 총 자산 중 5% 정도를 비트코인에 투자하게 된 셈이다.

이날 잭 도시 스퀘어 최고경영자(CEO)는 “스퀘어는 비트코인에 대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회사는 다른 투자자산 대비 비트코인의 투자 가치에 대해 평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캐시 우드 “비트코인 건강한 조정이 다행”

테슬라와 비트코인 등의 랠리를 점쳐 ‘월가의 황금손’으로 추앙 받아온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가 또다시 비트코인에 대해 낙관론을 펼쳤다.

우드 CEO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이라는 게 일방적으로 올라갈 수만 없는 만큼 이 대목에서 건강한 조정을 보이고 있다는 게 오히려 더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크인베스트먼트가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월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아크인베스트를 창업한 우드 CEO는 과거 미국 캐피탈그룹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얼라이언스번스틴(AB) 최고투자책임자(CIO) 등으로 경력을 쌓아온 인물로, 2018년 2월 CNBC에 “테슬라 주가가 5년 내 4000달러(5대1 액면분할 전)를 넘어설 것”이라고 장담했고, 3년도 안돼 이 말이 현실이 돼 주목을 받았다.

앞서 최근에도 우드 CEO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더 많은 기업이 비트코인을 자산에 편입하면 가격이 25만달러에 달할 수 있다”며 “미국 기업이 현금의 10%씩만 비트코인에 편입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20만달러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핀테크 공룡’의 경고 “비트코인 규제 필요”

“유명인의 트위터 트윗에 비트코인 가격이 출렁이는 걸 보고 있으니 아주 깊은 우려가 생깁니다. 규제 당국이 나서서 투자자들이 입을 지 모르는 잠재적인 손실을 보호해줄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유럽 핀테크업계 공룡인 스웨덴 클라르나(Klarna)를 이끄는 세바스티안 시미아트코우스키 대표가 이 같이 촉구하고 나섰다. 시미아트코우스키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비트코인이 흥미로운 기술이라고 생각한다”고 전제하면서도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리스크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트위터 상에서 비트코인을 사라고 조장하는 글만 보고 시장에 참여하는 경우가 있어서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위터에 들어가 ‘비트코인’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면 ‘지금 당장 비트코인을 사라. 그렇지 않으면 인생 최대의 기회를 놓치고 말 것이다’라는 식의 홍보성 문구를 자주 본다”고 꼬집었다. 이어 “만약 내가 클라르나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트위터 상에서 비슷한 트윗을 올려서 홍보한다면 아마 벌금을 물거나 감옥에 가야할 지도 모른다”며 “왜 규제 당국이 이런 부분들을 감독하지 않는 지 매우 의아하다”고 강조했다.

시미아트코우스키 대표는 “새로운 금융상품을 소개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들은 당국이 제정한 표준 규제를 따라야하고 누군가는 그들이 규제를 잘 따르고 있는지 확인하고 신고하는 일도 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많은 소비자들이 돈을 잃는 불행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버핏 오른팔’ 멍거, 테슬라·비트코인 랠리에 쓴소리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오랜 사업 파트너인 찰리 멍거(97)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이 지난해부터 함께 가격이 치솟았던 테슬라와 비트코인 투자 열풍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멍거 부회장은 데일리저널의 연례 주주총회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5만달러를 넘어선 것과 테슬라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선 것 중에 어떤 것이 더 비정상적이냐’는 질문에 ‘벼룩과 이 중에서 어떤 것이 먼저냐는 순서를 정할 수 없다’고 했던 18세기 영국 작가인 새뮤얼 존슨의 말을 인용하며 “어느 것이 더 나쁜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멍거 부회장은 ‘금융에 가장 큰 위협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또 비트코인이나 애플 페이, 스퀘어와 같은 디지털 월렛이 그런 위협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금융의 미래에 대해 솔직히 잘 모르겠고 앞으로 지급결제 시스템이 어떻게 진화할 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멍거 부회장은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가격 변동성이 너무 커 가치 교환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보지 않으며 단순히 인위적인 금(金)의 대체물 정도라 생각한다”면서 “나는 금을 절대 사지 않기 때문에 비트코인도 절대 사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도 확답했다.

특히 그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풍에 대해서 우려를 표시하며 “초보 투자자들이 무료 주식거래 앱인 로빈후드 등을 통해 거래 버블에 빠져 들고 있다”며 경계했다. 아울러 그는 1700년대 영국 회사 ‘남인도회사’ 버블을 거론하면서 “인간의 탐욕과 중개업계의 공격성이 때로 이런 거품을 만들어 낸다”며 “현명한 사람이라면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