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국정감사 철이면 적자투성이의 공기업이 과도한 복지혜택을 제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피땀 흘려 낸 세금을 흥청망청 쓰다니,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언론은 ‘신의 직장’이라고 꼬집는다. 고용불안은 물론 쥐꼬리 만한 월급에 지친 일반 직장인들은 그저 부러울 뿐이다.
그런데 여기 또 다른 사례가 있다. 이른바 ‘펀(FUN) 경영’을 실천하는 국내 기업들이다. 책의 목차만 훑어봐도 흐뭇해진다. 매일 품 안의 사표를 만지작거리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망설이는 직장인들에겐 한없이 부러운 근무조건이다. 복지혜택이 세금을 뜯어 생색내기에 나선 ‘신의 직장’보다 좋으면 좋았지 나쁘지 않다. 어쩌면 신도 부러워할 만큼 파격적이다.
저자는 현직 언론사 데스크다. 그 때문일까. 책은 생각보다 쉽게 읽힌다. 생생한 현장감도 미덕이다. ‘직원이 행복해야 좋은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펀 경영을 실천하는 CEO들의 목소리가 곁에서 전해지는 듯하다.
지금 회사생활이 불행하다고 느끼는가. 사표를 써야 하나. 고민하지 말자. 차라리 사장님 책상 위에 몰래 책 한 권 올려두는 건 어떨까. 밑져야 본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