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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이승만·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다룬 역사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을 제재한 조치가 정당했는지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론이 내려진다. 방통위가 방송의 공정성·객관성을 잃었다며 해당 프로그램 관계자에게 제재조치를 취하자 이에 불복한 방송사가 지난 2013년 11월 소송을 제기한지 6년 만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백년전쟁`을 방영한 시청자참여 프로그램 전문 TV 채널을 운영하는 시민방송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제재조치명령 취소소송 상고심 판결을 선고한다.
진보성향 역사단체 민족문제연구소가 제작한 백년전쟁은 이 전 대통령 편 `두 얼굴의 이승만`과 박 전 대통령 편 `프레이저 보고서` 두 가지로 시민방송에서 지난 2013년 1~3월께 총 55차례 방영됐다.
다큐엔 이 전 대통령이 친일파이자 기회주의자로 사적 권력욕을 채우려 독립운동을 했다는 내용과 박 전 대통령이 친일·공산주의자로 미국에 굴복하고 한국 경제성장 업적을 가로챘다는 내용이 각각 담겼다.
시민방송은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2013년 11월 제재조치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특정 자료만을 근거로 지나치게 일방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전직 대통령들을 폄하했고 전체 관람가로 두 달에 걸쳐 55회 방영해 위반 정도가 중하다”고 방통위 손을 들어줬다.
2심도 “해당 역사적 인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나 의혹 제기에 그치지 않고 특정 입장에 유리한 방향으로 사실을 편집하거나 재구성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정도로까지 나아갔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원심은 방송의 공정성·객관성을 위반하고 사자명예훼손의 처분사유가 인정되며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볼 수 없다는 등 이유로 원고 청구를 기각했지만, 시민방송의 불복으로 2015년 8월 대법원에 상고됐다. 이 사건은 당초 대법원 1부에 배당됐으나 이렇다 할 진척이 없다가 3년 5개월 만에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쟁점은 이 같은 역사 다큐가 방송법상 공정성 및 객관성의 심의대상에 해당하는지, 제재 조치를 할 사유가 있는지, 방통위의 명령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등이다.
한편 이 전 대통령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지난해 2월 기소된 이 다큐멘터리 감독 김모(52)씨와 프로듀서 최모(52)씨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 이어 지난 6월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과 김씨 측 모두 상고하지 않아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