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자의 천일藥화]의약품 과대포장을 위한 변명

  • 등록 2015-03-28 오전 6:00:00

    수정 2015-03-28 오전 6:00:00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의약품을 구매하거나 복용하기 전에 가장 먼저 찾아보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어디에 효과가 있는지 하루에 몇번 먹는지에 대한 효능, 용법·용량에 대한 정보를 먼저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먹으면 안되는지, 복용했을 때 부작용은 무엇인지에 대한 사용상 주의사항도 필수로 점검해야 하는 항목이다.

하지만 정작 의약품 포장은 내가 원하는 정보를 한번에 찾아보는 게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약 포장을 한참 들여다봐야 원하는 정보를 찾거나, 이마저도 글씨 크기가 너무 작아서 한번에 내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때로는 내용물보다 포장이 지나치게 커 과대포장이 아닌지 하는 의심을 가질 법도 하다.

모든 의약품 정보가 포장에 큼지막한 글씨로 알아보기 쉽게 기재됐으면 소비자 입장에선 편리하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럴 수 없다. 의약품마다 표시해야 하는 정보가 워낙 많기 때문에 한정된 공간에 모든 내용을 기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보건당국은 지난 2009년 소비자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는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지정된 규칙을 따르도록 강제했다. 제약사가 임의대로 불리한 정보를 숨기지 않게 하려는 조치이기도 하다.

의약품 외부포장에 기재하는 정보 중 제품명, 사용기한, 유효성분의 명칭·규격 및 분량 등은 한국산업규격 KS A 0201(활자의 기준 치수)이 정하는 7포인트 이상으로 기재토록 했다.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오·남용우려의약품’ 등의 문자의 글자 크기도 7포인트보다 작으면 안된다. 줄 간격은 0.5포인트 이상을 유지해야 하고 첨부문서의 경우 일반의약품은 글자 크기를 7포인트 이상, 전문의약품은 6포인트 이상으로 각각 표기토록 했다.

일반의약품은 용기나 포장에 용법·용량, 효능·효과 등을 내용을 요약해 일부만을 적을 수 있다. 이때 첨부문서에 모두 관련 정보가 기대돼야만 한다. 소아가 주로 사용(복용)하는 의약품은 소아에 해당하는 허가사항만 요약해 기재할 수 있고 효능·효과, 용법·용량은 잘 보이는 면에 기재하는 것이 원칙이다.

배경과 글자색은 가독성을 높이는 색상을 이용하고 원칙적으로 배경은 흰색, 글자는 검은색으로 기재해야 한다. 경고 항은 굵은 선으로 표시하되 배경을 노란색으로 한다.

일반의약품은 용기나 포장 등에 기재되는 문구 중 어려운 단어는 쉬운 용어와 함께 표기해야 한다. 전문가들에게는 익숙한 단어라도 소비자들은 이해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는 이유에서다.

‘경추’는 ‘목뼈’와 함께, ‘임신가능성 있는 여성’과 함께 기재하는 방식이다. 고령자(노인), 거담제(가래약), 고미(쓴맛), 골다공증(뼈엉성증), 괄약근(조임근), 견통(어깨결림, 어깨통증), 담마진(두드러기), 구취(입냄새), 신장(콩팥), 오심(구역), 점안(눈에 넣음) 등 802개 단어는 전문 용어와 쉬운 용어를 같이 표기하도록 규정됐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안전상비의약품은 한자용어나 전문영어를 쉬운 용어로 바꿔 기재할 수 있다.

약 포장 상자가 내용물에 비해 지나치게 크다고 일부 국산 과자처럼 과대포장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약 포장에 가급적 많은 정보를 기재하기 위한 제약사들의 고육책이기 때문이다.

일반의약품 사용정보 표시 기재형식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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