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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그간 스마트폰 등 신성장 사업의 부진으로 삼성, 현대차, SK 등에 실적이 밀리면서 자존심을 구겼던 LG가 올 들어 재도약의 디딤돌을 놓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1분기 실적 반등은 물론, IoT(사물인터넷)과 전장사업 등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모습에서 ‘희망’을 본 것이다.
절치부심 LG전자, LG전성시대의 주역
LG전성기의 중심에는 절치부심한 LG전자가 있다. 지난해 4분기 LG전자는 ‘마이너스’가 찍힌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LG전자의 영업적자는 지난 2010년 4분기(-2473억원) 이후 6년 만이다. 마케팅 자원에 한계에도 불구하고 경쟁사와의 ‘자존심 싸움’에 비슷한 라인업을 유지했던 스마트폰 사업에서의 무리한 전략이 결국 영업적자를 부른 것이다. 스마트폰을 관장하는 MC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각 사업본부장이 각자대표를 맡던 방식을 버리고, CEO가 모든 사업에 대해 최종 의사 결정을 하게 됐다”면서 “원톱 경영 체제가 되면서 의사결정 속도가 한층 빨라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올해 전략 스마트폰으로 내세운 G6를 지난 10일 출시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제품을 공개한 지 2주도 안돼서다. TV 신제품인 시그니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도 지난해보다 두 달 이른 2월 말 출시하는 등 발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다. 의사결정이 빨라진 LG전자의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는 단면이다.
가전· TV는 탄탄..“G6 너만 믿는다”
LG전자가 지난해 가전사업에서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7.7%다. 경쟁사인 월풀(6.5%)과 삼성전자(5.6%), 일렉트로룩스(5.2%) 등보다 월등히 높은 세계 1위다. LG전자는 또 지난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사상 처음 세계 1위에 올랐다.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43.1%에 달한다. 세계에서 팔리는 프리미엄 TV의 절반 가량이 LG 제품이라는 얘기다. OLED TV 등이 소비자들에게 확고하게 프리미엄 제품으로 각인된 결과다.
가전과 TV 등 대부분의 사업 영역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놓은 LG전자에게 있어 스마트폰은 ‘마지막 퍼즐’과 같은 존재다. 전략 스마트폰 G6의 성공 여부에 LG의 명운이 달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당장 스마트폰 사업에서 흑자 욕심을 내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난해 기록했던 적자 폭의 절반만 줄여도 일대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LG전자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3377억원. 1조원 이상을 까먹은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 규모가 절반으로만 줄어도 영업이익 앞자리 숫자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일단 출발은 좋다. G6는 출시 첫 주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22일 시장조사기관 아틀라스 리서치에 따르면 3월 둘째 주(9∼15일)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스마트폰은 LG유플러스에서 개통된 G6였다.
4차산업 준비하는 LG..앞으로 더 주목
LG유플러스는 홈 IoT 사업분야에서 다양한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상용화를 앞둔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를 기반으로 산업용 IoT 사업으로도 확대하려 한다. LG CNS는 빅 데이터 분석 역량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최적화된 통합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구 회장은 최근 열린 임원세미나에서 “책임 주체를 분명히 하고, 필요한 자원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체제를 구축해 반드시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이라며 “경영진이 더 주도적으로 사업에 임해 도약의 계기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