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목포신항 철수 결정한 세월호 유족들

  • 등록 2017-11-15 오전 6:00:00

    수정 2017-11-15 오전 6:00:00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수색작업에 대한 미련을 접고 세월호 선체가 거치된 목포신항에서 조만간 철수할 것이라 한다. 사고 해역에서 인양된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 옮겨진 지난 4월 이래 컨테이너 임시숙소에 자리를 잡고 수색작업을 지켜봤으나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손때 묻은 유품의 흔적이라도 찾겠다는 한낱의 희망까지 포기한 채 돌아서야 하는 이들의 가눌 길 없는 슬픔에 위로를 보낸다. 이 시대 우리 국민들이 함께 느끼는 아픔이다.

당초 선체 인양에 성공했을 때만 해도 이들의 기대는 작지 않았을 것이다. 비록 차가운 물속에 생명을 떠나보냈을망정 유해를 수습해 장례만이라도 제대로 치러 주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유족들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도리였다. 하지만 선체 수색을 통해 유해가 추가 발견되긴 했지만 마지막 5명의 흔적은 끝내 찾지를 못했다. 화물칸과 기관실까지 뒤졌어도 추가로 나온 유해는 없었다. 유족들의 허망한 심정을 어떻게 달랠 수 있을까.

마음속으로야 차마 굴뚝같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으로써는 수색작업에 매달린다는 자체가 기약도 없는 일이다. 비용은 비용대로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것이 마음에 걸렸다는 것이다. “이미 어마어마한 세금이 들어갔는데 더 수색해 달라는 게 이기적인 것 같다. 국민들 보기에 미안하다”고 털어놓았다는 어느 미수습자 가족의 얘기가 남의 일로만 들리지 않는다. 더욱이 다시 찬바람 불어오는 겨울이다. 바다 밑을 수색하기도 쉽지 않은 여건이다. 버틸 수는 있겠지만 결국 내년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사정이다.

미수습자 가족들이 현장에서 철수한다 해도 선체조사위원회의 수색작업은 계속된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아직 왼쪽으로 누워 있는 세월호 선체를 똑바로 세우게 되면 내부 진입이 가능해지고, 따라서 추가 수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와는 별도로 이제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편안히 놓아줄 때가 됐다. 이 땅에서 놓아주지 않는다면 영혼들이 계속 허공을 맴돌 수밖에 없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목포신항을 떠나기에 앞서 합동 위령제를 열 것이라 한다. 장례식 절차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국민들이 세월호의 아픔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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