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인사실험…임금피크 직원 ‘마케팅 직무’ 도입 결실

[베테랑 노하우 활용…‘기업금융 강자’로]
‘맞이하는→찾아가는’ 영업 전환
수익 실적 비례해 성과급도 지급
기업대출 지난해 말 100조 돌파
올 들어 무려 11조원 늘리기도
  • 등록 2018-11-07 오전 6:00:00

    수정 2018-11-07 오전 6:00:00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은행산업이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그동안 정적(靜的)이던 은행업도 바뀌어야 합니다. 내점고객을 상대로 ‘맞이하는’ 기존 기업금융 영업행태(인 바운드)를 탈피해 ‘찾아가는 마케팅’(아웃 바운드)으로 기업고객을 적극 발굴·유치해야 합니다.”

6일 서울 강동구에 있는 KB국민은행 강동·송파영업그룹 본부에서 만난 이상섭(57) 선임팀장은 지난 2007년부터 10년간 기업금융을 맡았던 당시 한해 400억~500억원가량의 실적을 올린 베테랑이다. 강동구 전체 여신유치 실적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여느 은행원처럼 2016년 1월 임금피크에 들어갔지만 다소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이 팀장은 국민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임금피크 대상 직원들에게 도입한 ‘마케팅 직무’를 스스로 선택해 영업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팀장은 33년 동안 쌓은 영업노하우를 토대로 올 상반기 100억원에 이어 하반기 들어서도 45억원의 기업금융 실적을 올렸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그는 직전 직급인 지점장·점포장(L3) 직군 연봉의 최대 150%가 넘는 고임금을 받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은행권 최초 ‘마케팅 직무’ 신설…임원보다 연봉 많기도

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운영해왔다. ‘임금피크’는 일정 연령에 도달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만 55세에 임금피크로 전환되면서 직전 연봉의 50% 수준을 5년 동안 수령한 후 60세에 퇴직하는 구조다. 임금피크 대상자가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특별퇴직금을 미리 받아 5년 먼저 은행을 나갈 수도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5년 5월 선택지가 이 둘뿐인 종전 임금피크제를 개선해 세 가지 길을 열었다. 아웃바운드 마케팅 추진을 수행하는 ‘마케팅 직무’ 보상 체계를 새로 만든 것이다. 기본급은 임금피크 일반직의 약 50%에 해당하나 개개인의 목표에 따른 수익실적에 비례해 성과급을 지급한다.

‘아웃바운드 마케팅’은 윤종규(사진)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2014년 11월 첫 취임한 이후 이듬해 조직개편을 통해 전(全) 지점 여신을 코칭하고 증대하고자 신설한 사업부문이다. 이 시기 임금피크도 다시 손봐 마케팅 직무를 창설하고 영업력이 탁월한 직원의 퇴사가 아닌 행 내 남아 후배들에게 영업 노하우를 전수하게 했다. 윤 회장 역시 뛰어난 수익실적으로 임원보다 많은 고액연봉자가 된 마케팅 직무 담당자 사례를 전국 지점장 회의에서 여러 번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허인 행장 조직개편…사업본부로 승격

처음에는 아웃바운드사업단으로 출범했으나 작년 11월 허인 국민은행장 취임 후 올해 초 조직개편을 재차 단행해 아웃바운드사업부로 확대하고 사업본부로 승격했다. 1000여명 규모의 선임직원에 대해 마케팅 직무를 비롯한 △기업여신심사 △지역감사 △소비자보호 △대출실행센터의 후선업무 지원 등 모집직군을 넓혀 사전 공모를 실시해 60여명의 선임직원을 배치했다. 이런 직무 다양화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기업문화’를 정착시켜 일에 열정을 가진 직원들의 자존감을 세우는 한편 평생직장이란 소속감을 높여 은행 생산성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는 윤 회장의 평소 경영철학이 반영됐다.

현재 국민은행은 아웃바운드 마케팅에 있어 마케팅 직무에 더해 ‘마스터 RM(Relationship Manager)’도 시작했다. 약 18명의 마스터 RM은 영업점 RM과의 페어링(인접 점포 간 묶음 영업)을 통해 임금피크·현업 사이 ‘코워크(Co-worker)’ 플레이로 기업금융 ‘원 펌(One Firm·하나의 회사), 원 KB(One KB·하나의 KB)’를 구현하고 있다.

윤 회장이 기업금융에 대한 체질개선을 꾀한 결과 과거 소매금융 강자라는 이미지를 벗고 기업금융 강자로 탈바꿈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해 말 국민은행은 기업대출(105조2123억원) 100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말(97조4583억원) 대비 7.96%(7조7540억원) 증가하며 여신 포트폴리오를 ‘50대 50’(가계 55.22%·기업 44.78%)으로 조정 중이다. 지난달 말까지 가계대출(138조7309억원) 54.42%, 기업대출(116조2083억원) 45.58%로 각각 집계됐다. 올 들어 기업대출을 무려 10조9960억원(10.45%)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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