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은행 몸값이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보다 더 형편없이 떨어졌다. 성적은 어느 때 보다 뛰어나지만 어두운 경기전망과 정부의 끝없는 간섭이 만든 역설적 결과물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최소 6%에서 최대 23%까지 급락했다. 2년 전 한창 주가가 올랐을 때와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난 곳도 있다. 기업의 가치를 알려주는 척도 중 하나인 PBR은 평균 0.4배 불과하다. 순자산 10억원짜리 회사가 주식시장에서 4억원짜리 취급을 받는 셈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은행의 주가가 한창 고꾸라졌을 때보다 낮다. 외국과 비교하면 미국의 3분의 1, 중국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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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국내 은행산업은 수익성이 낮은데다 촘촘한 규제 탓에 신사업을 추진하기도 힘들다”면서 “홍콩 등 아시아권 금융허브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금융산업을 키울 적기인데, 어떤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지 곰곰이 생각해봐야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