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목맨 은행…몸값 금융위기 수준

[위기의 은행]①
PBR 평균 0.4배…美 3분의 1
  • 등록 2019-09-09 오전 6:00:01

    수정 2019-09-09 오전 8:15:29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은행은 우리나라 경제의 얼굴입니다. 성적이 나쁘지 않은데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평균 0.4배에 불과합니다. 우리 금융시장에 대한 냉정한 평가인 셈이죠. 왜 그런지 진지하게 성찰할 문제입니다.”(A 금융그룹 회장)

주식시장에서 은행 몸값이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보다 더 형편없이 떨어졌다. 성적은 어느 때 보다 뛰어나지만 어두운 경기전망과 정부의 끝없는 간섭이 만든 역설적 결과물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최소 6%에서 최대 23%까지 급락했다. 2년 전 한창 주가가 올랐을 때와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난 곳도 있다. 기업의 가치를 알려주는 척도 중 하나인 PBR은 평균 0.4배 불과하다. 순자산 10억원짜리 회사가 주식시장에서 4억원짜리 취급을 받는 셈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은행의 주가가 한창 고꾸라졌을 때보다 낮다. 외국과 비교하면 미국의 3분의 1, 중국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픽=이동훈 기자)
국내 주요 은행들은 현재 역대급 성적을 내고 있다. 4대 금융지주 중 신한금융그룹은 상반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고, KB금융그룹도 2분기로는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과거와 달리 부실기업 대출을 대거 정리했고, 비은행계열로 자산 포트폴리오가 분산돼 이익 안정성도 높아졌다. 금융지주의 주력계열사인 은행권의 연체율(6월 기준)은 0.41%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저평가된 이유는 체질개선이 기대보다 더디고, 경기 둔화와 정부의 과도한 개입 탓이 크다. 업종 자체가 경기에 민감한데다 각종 규제와 간섭이 원래 가치보다 몸값을 끌어내린다는 뜻이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국내 은행산업은 수익성이 낮은데다 촘촘한 규제 탓에 신사업을 추진하기도 힘들다”면서 “홍콩 등 아시아권 금융허브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금융산업을 키울 적기인데, 어떤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지 곰곰이 생각해봐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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