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힙합의 틀을 깬, 그래서 '그레이트 크로스'입니다"

국립극장 '여우樂' 폐막작 주인공
유경화·타이거JK·조풍연 인터뷰
서로 다른 두 음악 세계의 '충돌'
코로나19 고민 속 온라인 공연 결정
"훌륭한 음악은 대중적으로 쉬워야"
  • 등록 2020-07-09 오전 5:30:00

    수정 2020-07-09 오전 5:3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래퍼에겐 지켜야 할 바이블이 있어요. 무대서 신곡을 두 곡 이상 부르지 말 것, 긴 노래는 하지 말 것 등이요. MC는 ‘무브 더 크라우드(move the crowd)’, 관객 호응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이 모든 걸 다 깨야 해요. 10분이 넘는 곡도 있고요. 무엇보다 관객이 없죠.”

최근 서울 성북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만난 래퍼 타이거JK는 자신이 참여하는 국립극장 ‘2020 여우락(樂) 페스티벌’ 폐막작 ‘그레이트 크로스’ 공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정말 대단한 두 분과 함께 작업하게 됐다”며 “나는 이번 공연의 ‘양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립극장 ‘2020 여우락 페스티벌’ 폐막작 ‘그레이트 크로스’에 출연하는 래퍼 타이거JK(왼쪽부터), 유경화 예술감독, 조풍연 영상감독이 최근 서울 성북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타이거JK가 ‘대단하다’고 치켜세운 두 사람은 올해 ‘여우락 페스티벌’을 이끌고 있는 유경화 예술감독, 그리고 600여 편의 광고와 뮤직비디오 등 영상을 연출한 거장 조풍연 영상감독이다. 철현금 연주자로 잘 알려진 유 예술감독은 전통음악을 넘어 월드뮤직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 아티스트다. 조 영상감독은 타이거JK가 드렁큰 타이거로 발표한 노래 ‘몬스터’와 ‘소외된 모두 왼발을 한보 앞으로’의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유명하다.

‘여우락’은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의 줄임말이다. 전통음악과 타 장르 음악간 협업으로 매년 화제를 모아온 국립극장 대표 여름 축제다. 유 예술감독은 올해 축제의 방점을 ‘여기’에 뒀다. 그는 “지금 시대의 중심에 있는 장르가 힙합이기에 컬래버레이션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타이거JK와 협업에 대해서는 “타이거JK의 랩에는 판소리의 ‘성음’ 같은 것이 있어 함께 작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작업의 중심을 잡고 있는 이는 조 영상감독이다. 타이거JK와 유 예술감독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조 영상감독은 “유 예술감독은 낮은 자세로 다른 아티스트의 예술성을 존중할 줄 알고, 타이거JK는 때에 따라 틀을 깨는 소신과 용감함이 있다”고 두 사람을 평가했다. 또한 “이번 공연은 유 예술감독의 추상적인 음악에 감춰져 있는 인문학적 서사를 타이거JK가 함축적으로 정리해 선보이는 근사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공연 제목인 ‘그레이트 크로스’는 조 영상감독의 아이디어다. 국악과 힙합의 충돌로 빚어낼 새로운 음악을 뜻한다. ‘몬스터’ ‘엄지손가락’ 등 타이거JK의 대표곡과 이번 공연을 위해 준비한 신곡 등 6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래퍼 비지, 베이시스트 JC커브와 재즈 피아니스트 전용준, 대금연주자 이영섭과 구음의 박성훈 등이 무대를 함께 꾸민다. 세 사람의 첫 만남과 작업 과정을 담은 티저 영상도 국립극장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국악과 힙합의 틀을 깨는 이번 작업은 타이거JK와 유 예술감독 모두에게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 타이거JK는 “국악 리듬에 랩을 하는 게 쉽진 않지만 이 경험 자체가 굉장히 소중하다”며 “그동안 관심만 있었던 국악에 대해 더 많이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유 예술감독은 “삼국사기를 보면 ‘대악(위대한 음악)은 쉬워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며 “두 사람과의 작업을 통해 대중적으로 쉬운 음악이 훌륭한 음악임을 다시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세 사람의 무대는 오는 24일과 25일 국립극장 네이버TV와 유튜브 채널을 통한 온라인 공연으로 만날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고민 속에서 타이거JK가 먼저 온라인 공연을 제안했다. 단순한 공연 실황 녹화가 아니라 무대 뒷이야기를 함께 담아 온라인에 특화된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세 사람은 “공연의 현장감도 중요하지만 관객이 없는 곳에서 감동을 전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때다”고 입을 모았다.

국립극장 ‘2020 여우락 페스티벌’ 폐막작 ‘그레이트 크로스’에 출연하는 래퍼 타이거JK(왼쪽부터), 유경화 예술감독, 조풍연 영상감독이 최근 서울 성북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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