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고위층 연쇄망명…태영호 “노예같은 삶, 물려줄수 없었을 것”

류현우, 국내 1년 넘게 정착 알려져
‘金씨일가 금고지기’ 전일춘 사위설
“北 특권층 입국행렬 막을 수 없어”
정보당국 “확인해 줄 수 없다” 함구
  • 등록 2021-01-26 오전 2:13:29

    수정 2021-01-26 오전 7:05:47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류현우 전직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국내에 입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일을 놓고 “차마 자식에게만은 노예와 같은 삶을 물려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자유를 꿈꾸는 북한 주민들의 대한민국 입국 행렬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 고위 엘리트층이 한국행을 택했다는 것은 북한 체제가 동요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방증이라는 얘기다.

류 전 대사대리는 2019년 가족과 함께 국내에 입국해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김정일 일가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노동당 39호실을 총괄했던 전일춘의 사위로 알려진다.

2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북한이탈주민 최초로 한국의 대표 부촌인 강남갑 지역구 의원에 당선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은 총선 후 새벽 서울 강남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 확정 뒤 눈시울을 붉히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태 의원에 따르면 북한에서 당 39호실 실장은 김씨 일가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자리다. 전일춘은 오랫동안 김정일의 최측근으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왔다고 그는 소개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39호실 실장 사위이자 외교관으로 참사직까지 올라 임시대사대리를 할 정도면 특권층으로 살아왔다는 것”이라며 “아무리 북한에서 그렇게 살아왔다고 해도 해외로 나와 비교개념이 생기면 마음이 돌아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망명 이유로 ‘부모로서 자식에게 더 좋은 미래를 선물해 주고 싶어 탈북을 결심했다’고 밝힌 데 대해 “자신의 망명으로 피해를 볼 부모 형제, 일가친척과 동료들, 자기를 해외에 내보내 준 상급자들에 대한 걱정에 고통스러운 내적 갈등을 겪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부모로서 차마 자식에게만큼은 노예와 같은 삶을 물려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자녀의 장래 문제는 북한 인사들이 탈북을 결심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태영호 의원 역시 지난 2016년 망명 당시 탈북 동기 중 하나로 ‘자녀의 장래 문제’를 꼽았다.

태 의원은 “김정은은 북한 주민의 탈북을 막기 위해 국경 경계를 더욱 강화하고 외교관을 포함한 해외 파견 근무자들에 대한 감시를 더욱 철저히 할 것”이라면서도 “북한 주민의 의식을 깨우는 이러한 자유로운 흐름을 폭력으로 멈춰 세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물론 제3국에 망명해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을 향해서는 “3만명이 넘는 탈북자가 한국과 해외에 살며 북쪽 가족에게 자유로운 삶에 대해 전하고 있다”며 “한국 노래, 드라마, 영화 등 한류는 이미 북한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고위급 탈북자의 망명은 이러한 너무도 당연한 진리를 웅변한다”고 했다.

태 의원은 주영 북한공사 출신으로 2016년 한국으로 망명했다. 이후 지난 2020년 4월15일 21대 총선에서 북한이탈주민 최초로 한국의 대표 부촌인 강남갑 지역구 의원에 출마해 당선됐다.

한편 정부는 류 전 대사대리의 국내 정착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탈북민 등의 한국 거주 여부를 공개하지 않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정보당국도 함구하고 있다. 국정원은 류 전 대사대리의 국내 입국설과 관련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北 조선중앙TV는 11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평양대경김가공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진속 붉은 원의 인물은 노동당 39호실 실장으로 ‘김정은 금고지기’ 전일춘으로 알려진다. 전일춘은 지난 2019년 탈북해 국내 망명한 류현우 전직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장인이다(사진=조선중앙TV 캡쳐/뉴시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AI인 줄 알았는데…
  • 나는 나비
  • 천산가?
  • 우린 가족♥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