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X파일]미샤vs토니모리, 상반된 '서브 브랜드' 육성 전략

토니모리, 회사 설립 9년 만에 신규 브랜드 '라비오뜨' 론칭
연령대, 가격 높여..미샤 동생 '어퓨'와 상반된 전략으로 승부
미샤-어퓨 '한지붕 두 가족'vs토니모리-라비오뜨 '각자도생'
  • 등록 2015-08-28 오전 7:43:23

    수정 2015-08-28 오전 7:43:23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화장품 로드숍, 그 중에서도 중소 ‘원브랜드숍’의 브랜드 가지치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샤가 7년 전 서브 브랜드 ‘어퓨’를 론칭한데 이어 이번에는 토니모리(214420)가 신생 브랜드 ‘라비오뜨’ 매장을 열고 영역 확장에 나섰다. 최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이어서 성공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토니모리, 미샤와 닮은 듯 다른 행보

특이한 점은 모 브랜드의 육성 전략이다. 토니모리 측은 “배해동 회장이 100% 출자해 설립한 브랜드는 맞지만 설립법인에 타킷 소비층, 가격대를 비롯해 유통망까지 완전히 다른 별도의 브랜드”라며 선을 긋고 있다.

라비오뜨 홍보 자료에도 ‘토니모리’라는 회사명은 등장하지 않는다. 신생 브랜드를 띄우는데 기존에 널리 알려진 브랜드를 활용하는 것은 좋은 재료가 된다. 그럼에도 토니모리는 ‘한식구’임을 거부한 채 ‘각자도생’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에선 그 이유를 ‘원 브랜드 원 컴퍼니’가 대부분인 국내 시장 환경에서 찾고 있다. 1, 2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090430)LG생활건강(051900)을 제외한 국내 대부분의 화장품 회사는 규모가 작은 중소업체로, 브랜드 하나가 그 회사 사업의 전부인 경우가 많다. 에이블씨엔씨(078520)(미샤, 어퓨) 등 브랜드를 두 개 이상 보유한 업체를 오히려 손에 꼽을 정도다. 1세대 화장품 기업 한불화장품도 서브 브랜드 격인 ‘잇츠스킨’을 출시했지만 별도의 회사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브랜드로 사업을 하던 업체가 수백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들여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했는데 만약 이 브랜드가 성공하지 못할 경우 모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수 밖에 없다”라면서 “기존 브랜드는 물론이고 회사 전체가 흔들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더욱이 토니모리는 브랜드명 자체가 곧 회사명이기도 해 부담이 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원 브랜드 기업’ 한계 넘기 과제는?

이렇듯 중소화장품 업체가 서브 브랜드를 출시하는 경우가 드물다 보니 토니모리의 라인 확장은 자연스럽게 미샤의 그것과 비교가 되고 있다. 미샤와 서브 브랜드 어퓨는 법인이 다른 토니모리-라비오뜨와 달리 ‘한지붕 두 가족’인 것을 비롯해 타깃층에 가격대 등 지향점이 정반대다.

국내 브랜드숍 열풍을 불러일으킨 미샤의 경우를 먼저 살펴보면 미샤는 주 고객층의 연령대가 30대인데 반대 어퓨는 20대 초반으로 젊다.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가격은 중저가인 미샤보다 더 낮아야 했다. 대표 상품인 ‘에어핏쿠션’이 5800원이다. 이는 시중 쿠션 제품 가격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토니모리의 서브 브랜드 격인 라비오뜨는 반대로 가격에 연령대가 높아졌다. 10~20대 젊은 여성이 주요 타깃층인 토니모리와 달리 라비오뜨가 공략 대상으로 삼은 이들은 25~35세. 라비오뜨는 고급화
를 지향한다. 첫 번째 상품으로 선보인 ‘트러블 리바이탈 크림’이 5만 8000원이다. 백화점 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화장품 시장에서는 중가, 일반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브랜드숍(단일 화장품 매장) 중에서는 고가, 토니모리보다는 두 배 정도 비싼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두 회사 서브 브랜드의 차이는 모델만 봐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어퓨의 모델은 아이돌그룹 AOA인데 반해 라비오뜨는 배우 김고은을 브랜드의 얼굴로 발탁했다.

얼핏 보면 양사의 서브 브랜드 육성 전략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라인 확장은 기존 브랜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형태로 이뤄지는데 그런 관점으로 보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공교롭게 첫 매장을 여는 장소도 같다. 어퓨는 2008년 온라인에서 출시, 2011년 이화여대 앞에 1호 매장을 열었다. 라비오뜨는 28일 문을 연 이대점을 시작으로 다음달 코엑스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명동 등으로 유통망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원 브랜드 기업은 브랜드 하나에 회사의 사활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의 부담이 크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브랜드 확장이 필수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어퓨도 출시 초반 5년 넘게 고전하다가 지난해부터 비로소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전국에 매장수는 20개, 에이블씨엔씨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 남짓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부담이 큰 ‘원 브랜드 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라인 확장이 필수지만 서브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 자체가 원 브랜드 기업에는 또 다른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면서 “라비오뜨가 토니모리와 별개로 얼마만큼 독자적인 색깔을 내느냐, 또 포화상태인 유사시장에서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가 성공의 열쇠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토니모리, 샌프란시스코·뉴욕에 새 매장..북미 집중 공략
☞[특징주]토니모리, 중국 현지서 화장품 생산 추진…이틀째 강세
☞토니모리 “中 현지공장 인수 추진 중”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 우승의 짜릿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