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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은 간단하다. 완성차업계는 고객 관리와 수입차 업계와의 역차별 해소,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고차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고차 매매업계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에 있는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경우 중고차 시장 역시 현대차가 독점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 다시 말해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간에 껴 양측을 중재하고 있다. 중기부는 완성차업계와 매매업계의 상생안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면 이같은 노력은 별로 성과가 없어 보인다. 매매업계가 요지부동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어서다. 시간이 흐르면서 여기에 또 다른 변수들이 덧붙여지면서 문제 해결이 한층 더 복잡해지고 있다. 우선 박영선 중기벤처부장관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나오면서 변수로 떠올랐다. 박 장관이 선거 출마를 앞두고 논란이 될 만한 일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진출 허용 여부 결정 역시 새로운 장관 취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완성차업계의 태도다.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해 매매업계 등 이해당사자들을 설득시켜야 하는 완성차업계가 논의에서 쏙 빠져있다. 완성차업계가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얘기한 것은 국정감사에서의 발언이 거의 유일하다. 지난번 국회 공청회 때 나온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도 크게 보면 직접적 이해당사자는 아니다. 그러다보니 본질이 아닌 변죽만 울리는 얘기를 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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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기자는 유통업체들이 소상공인들과 상생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을 기억한다. 현장에 가면 욕을 먹고 험한 꼴을 당할 게 뻔하더라도 계속해서 찾아가 설득하는 노력을 통해 유통업체들은 소상공인의 마음을 움직였고 상생안을 만들어 냈다. 완성차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중고차시장에 대한 불신 여론을 등에 업고 무혈입성을 꿈꿀 것이 아니라 현장을 찾아 이해당사자들을 만나 그들의 애로를 듣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실제 시장에 진출한 후에도 큰 어려움 없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