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나와라 뚝딱]상한가 간 카카오뱅크…크래프톤은?

카뱅 ‘따’ 놓치고 ‘상’ 잡으며 공모주 흥행 가능성 확인
추가 상승 가능성은 미지수…상황 좀 더 지켜볼 필요
10일 상장하는 크래프톤에 주목
낮은 확약률에 中 규제책 변수 부담 여전
  • 등록 2021-08-07 오전 9:46:48

    수정 2021-08-07 오전 9:46:48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기업공개(IPO) 대어인 카카오뱅크(323410)가 따상엔 실패했지만, 상한가를 기록하며 상장 첫날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다음 사장 주자인 크래프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고평가 논란으로 일반청약 참패를 기록했지만, 카카오뱅크의 흥행이 크래프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부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다른 요인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KB증권 명동스타PB센터를 찾은 투자자들이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을 신청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초보 투자자 20만원 넣어 15만원 수익


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6일 시초가 대비 29.98%(1만6100원) 오른 6만98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상장 첫날 상한가 기록입니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못 미치면서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 후 상한가)’은 실패했지만, 장 마감 직전 동시호가에 상한가를 기록하며 ‘따’가 빠진 ‘상’은 기록한 것입니다.

시초가가 공모가(3만9000원)보다 약 37.7% 높은 5만3700원으로 결정됐다는 걸 감안하면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78.97%나 됩니다. 최소청약단위인 10주(청약증거금 19만5000원)를 청약해 5주를 받아 상한가에 팔았다면 1주당 3만800원씩 총 15만4000원 정도를 번 셈입니다. 청약증거금 만큼의 수익입니다. 나름 괜찮은 투자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생애 첫 공모주 투자였다는 하주연(37)씨는 “기대 이상의 수익에 좀 더 들고갈 예정”이라며 “공모주 청약을 좀 더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고평가 논란 잠재우고 상한가 ‘우뚝’

카카오뱅크는 상장 과정에서 고평가 논란에 시달렸습니다. 공모가 산정을 할 때 비교군을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아닌 스웨덴 디지털플랫폼 노르드넷, 미국 소매여신 플랫폼 로켓컴퍼니, 브라질 결제서비스사 패그세구로 등을 제시하며 공모가를 높였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또 카카오뱅크의 수익 기반은 다른 은행과 같은 ‘대출’이지만, 수익성이 대형은행과 비교해 크게 떨어져 상장 이후 의미 있는 주가 상승이 어렵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모가 기준으로 약 18조5000억원 수준의 시가총액이 예상됐던 카카오뱅크는 이날 마감 기준 시가총액 33조1620억원을 기록, 기존 금융 대장주였던 KB금융(105560)지주(21조7052억원)와의 차이를 10조원 이상 벌리며 금융주 1위에 등극했습니다.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순위로는 셀트리온(068270), 기아(000270) 등을 이어 11위입니다.

이날 카카오뱅크를 가장 적극적으로 사들인 것은 외국인과 기관이었습니다. 외국인은 2254억원, 기관은 982억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카카오뱅크가 은행업종으로 분류되면 패시브펀드 자금이 미리 들어왔을 수도 있다”며 “어떤 의미의 매수세인지를 확인하려면 앞으로의 연속성 등도 살펴봐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 플랫폼의 확장성을 일부 인정받은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미 26주적금·모임통장·저금통 등 이용자 중심의 차별적 서비스를 통한 반복된 성공 경험이 향후 빠른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IT개발인력이 전체의 45%를 차지하는 만큼 유연한 인하우스 중심의 자체 개발 시스템이 주는 장점을 잘 살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투자자들이 크래프톤 공모청약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 다음 주자 크래프톤…성적은


9일에는 숙취 음료 컨디션으로 유명한 에이치케이이노엔이, 10일에는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상장합니다. 카카오뱅크가 살린 IPO 공모청약주의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에이치케이이노엔의 공모가는 5만9000원이었습니다. 청약경쟁률은 388.9대 1로 일반 청약증거금 29조71억원을 끌어모으며 상장 첫날 흥행 가능성을 높인 상태입니다.

반면 크래프톤은 마지막 중복청약 대어라는 프리미엄이 붙었지만 공모가(49만8000원) 고가 논란을 이겨내지 못한 채 주저앉았습니다. 최종 경쟁률은 7.79대 1, 청약증거금 역시 5조358억원에 그치며 이름값을 못한 대어라는 꼬리표만 남았습니다. 일반청약자도 많지 않았지만, 직원을 대상으로 한 청약도 저조했습니다. 우리사주조합에 최초 배정된 공모주는 173만846주였는데, 청약 결과 최종 배정 주수는 35만1525주에 그친 것입니다. 우리사주 청약률은 20.3%입니다.

크래프톤에게 상장 첫날 흥행은 숙제로 남았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률은 44.9%에 그쳤습니다. 연기금·운용사·은행·보험사 91.4%는 1~3개월의 확약을, 운용사 77.2%는 15일~6개월 확약을 걸었습니다. 투자매매·중개업자는 아무도 확약을 걸지 않았습니다. 외국인 기관투자자 80%도 확약을 걸지 않았습니다. 6개월 이상 확약은 아무도 하지 않았습니다. 일정 기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은 것은 상장 첫날 매도물량이 그만큼 많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게다가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 영향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크래프톤의 공모청약이 진행되던 날 중국 관영매체에서는 ‘온라인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라는 표현을 쓰며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당시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 게임 관련주는 약세를 보였습니다.

크래프톤도 증권신고서를 통해 “향후 중국 내에서 게임 관련 규제가 확대되거나 중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등의 경우 당사가 이로 인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당사 사업, 재무상태 및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크래프톤 퍼블리셔(배급·서비스)인 A사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68.1%, 올해 1분기에는 71.8%를 차지했습니다. A사는 중국 텐센트로 추정됩니다. 이 회사는 ‘배틀그라운드’와 흡사한 ‘화평정영’을 현지에 서비스하면서 크래프톤에 수수료를 주고 있는데 중국 정부의 게임규제는 크래프톤의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겁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팀장은 “카카오뱅크의 (상장 첫날 흥행) 상황만 놓고 보면 크래프톤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다”면서도 “중국 규제 이슈 등이 남아 있어 모든 우려를 해소시켰다고 보기엔 이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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