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유학 열풍 꺾이나···52% “보낼 생각 없다”

교육개발원 성인 2000명 조사···‘긍정’ 31.5% 그쳐
조기유학 ‘부정적’ 응답 전년대비 10%포인트 늘어
대입서 영어 축소···2011년 이후 유학 선호도 감소
수시 학생부·정시 수능 위주, 특기자전형 3% 불과
  • 등록 2017-01-20 오전 6:30:00

    수정 2017-01-20 오전 6:30:00

뉴질랜드 유학, 어학연수 및 유학후 이민 박람회’ 개최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중학생 아들의 유학 문제로 며칠을 고민하던 직장인 김영승(45)씨는 결국 조기유학을 포기했다. 유학을 다녀왔다고 명문대 입시에서 절대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부터 수능 영어과목은 절대평가로 치러진다. 90점 이상은 모두 1등급을 받기 때문에 국내에서 영어를 공부해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자녀를 일찌감치 해외 학교에 보내는 ‘조기유학 열풍’이 눈에 띄게 식고 있다. 경기침체와 더불어 대입에서의 영어 비중 축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 국내 취업시장에서 유학파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조기유학 ‘안보낸다> 보낸다’ 역전

19일 한국교육개발원의 ‘2016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자녀를) 조기유학 보낼 생각이 없다’는 응답은 51.9%(1038명)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보낼 생각이 있다’는 응답은 31.5%(630명)에 그쳤다. 해당 문항에선 경제적 여건이 된다는 점을 전제하고 ‘자녀를 외국의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에 유학 보낼 생각이 있는지’를 물었다. 이번 조사는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한 달간 진행했다.

학교별로는 해외 초등학교에 자녀를 보내겠다는 응답이 23.8%(475명)로 가장 낮았다. 이어 해외 중학교(31.2%, 623명), 해외 고등학교(39.5%, 789명) 순이다. 학년이 높아지면서 해외 유학 수요도 높아졌지만 과거에 비하면 조기유학 선호도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2011년 때만 해도 ‘조기유학을 보낼 생각이 있다’는 응답이 54.5%로 ‘보낼 생각이 없다’는 응답(42.8%)보다 우세했다. 하지만 5년 뒤인 2016년에는 오히려 ‘보낼 생각이 없다’는 응답(51.9%)이 긍정적 답변(31.5%)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조사인 2015년만 해도 ‘보낼 생각이 있다’(40.4%)와 ‘보낼 생각이 없다’(41.4%)는 응답은 팽팽했지만 1년 사이 조기유학에 대한 부정적 응답이 10.5%포인트나 높아졌다.

조기유학에 대한 선호도를 나타내는 ‘보낼 생각이 있다’는 응답은 2011년 54.5%로 정점을 찍은 뒤 △2012년 49.9% △2013년 43.7% △2014년 38.7% △2015년 40.4%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대입서 영어비중 감소 영향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기유학의 실효성이 그만큼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대학입시에서 외국어 특기자전형이 급격히 줄고 있고 수능에서도 영어과목이 절대평가로 바뀌고 있다”며 “해외 유학을 다녀오더라도 과거만큼 영어 잘하는 학생이 대입에서 경쟁력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의 대학입시는 학생부(수시모집)와 수능(정시)을 중심으로 치러지고 있다. 2017학년도 4년제 대입 수시모집에서 학생부(교과·종합)전형 선발비중은 60%(14만1292명)를 차지했다. 반면 영어·수학·과학·예체능 특기자를 뽑는 특기자전형 선발인원은 6883명으로 전체의 2.8%에 불과했다.

취업시장에서도 해외 유학파에 대한 선호도는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의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국내파 중에서도 영어 잘하는 학생들이 워낙 많아 과거보다 유학파의 경쟁력이 높지 않은 데다 장기간 해외체류로 국내 기업문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퍼져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해외 유학 선호도는 2011년을 기점으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라며 “이는 조기 유학의 성공률이 낮고 상당한 경제적 지출과 기러기 아빠로 상징되는 가족 해체 등의 문제가 조기유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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