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뒤쳐진 자동차업계는 기존 사업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과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더니 3분기 영업이익이 2889억원에 달할 정도로 위기감이 팽배하다. 한국GM은 군산공장을 폐쇄했다.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가 크고 일자리 창출 보고인 자동차산업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주력산업인 조선업은 10년 가까이 구조조정중이다. 해운산업은 지난해초 한진해운 파산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고용동향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10월 취업자수는 2709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4000명 증가했다. 취업자수 증가폭은 지난 7월 5000명을 기록한 후 4개월째 10만명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에서 4만5000명 감소했고 최저임금 인상과 제조업 활력 저하로 도소매업 10만명, 숙박음식업에서 9만7000명 준 영향이 컸다. 취업자 규모 상위 1~3위를 차지하는 3개 업종에서 무려 24만여명 감소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은 10만명 안팎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애초 정부는 32만명으로 전망했다 지난 7월 18만명으로 낮췄는데, 이마저도 달성이 어려운 것이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13일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해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이라며 “국제적 시장환경을 볼 때 아직 침체나 위기란 단어를 쓸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성장률이 둔화되는 국면이지, 침체나 위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2.7%로 예상되는 경제성장률이 위안거리로 보이지만, 제조업 평균 가동률을 보면 상황은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8%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가장 낮았다. 말 그대로 공장이 멈추고 있다.
제조업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은 생존할 수 없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재계가 건의한 ‘한국판 제조 2025’을 곱씹어봐야 한다. 2기 경제팀은 현장의 얘기를 듣고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조만간 내놓겠다고 한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시장의 바람이 담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