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異야기]①김태곤 파이온텍 대표 "DNA 화장품 앞세워 글로벌 뷰티기업 도약"

다국적기업 엔지니어 출신, 안정적인 직장 벗어나 2001년 창업
한때 자금 압박에 찜질방 전전, 황철주 회장 엔젤투자로 회생
나노바이오기술 활용한 기능성화장품 '볼륨톡스' 밀리언셀러 기록
300억 투입해 글로벌센터 내년초 착공, "글로벌 뷰티시장 도전장"
  • 등록 2018-12-18 오전 7:29:49

    수정 2018-12-18 오전 7:29:49

김태곤 파이온텍 대표 (제공=파이온텍)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내년 초 ‘DNA’ 화장품을 공식 출시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코스메슈티컬(기능성화장품)에 이어 진정한 바이오화장품 회사로 진화할 것입니다.”

17일 만난 김태곤 파이온텍 대표의 마음은 이미 ‘기해년’(己亥年)을 향해 있었다. 그는 내년에 DNA 화장품 출시를 비롯해 해외시장 진출,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변화를 꾀할 계획이다.

우선 그가 추진하는 DNA 화장품은 피부노화와 색소침착, 탈모 등 정부가 허용한 12가지 유전자검사(DTC) 항목 결과를 토대로 한 유전자 맞춤형 개인화장품이다. 지난 5년간 연구·개발(R&D) 과정을 거쳐 총 165가지 타입의 스킨케어 처방이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특히 피부타입에 맞는 화장품을 한 달에 한 번씩 소비자들에 직접 배송하는 ‘오토쉽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차별화한 방식으로 관련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피부타입뿐 아니라 날씨와 계절 등 환경 요소에 따라서도 보내는 화장품 종류가 달라진다.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방식으로 ‘BM’(Business Model) 특허도 출원했다.

◇‘벤처1세대 기업인’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과의 인연

김 대표는 바이오 기능성화장품을 앞세워 최근 국내 뷰티업계에서 주목 받는 인물 중 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가 창업한 후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그는 다국적 회사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활동했다. 하지만 그는 30대 초반이었던 2001년 당시 안정적인 직장을 나와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젊음’ 하나 믿고 창업에 나선 그는 대학원 때부터 연구해온 나노화 기초기술 및 분리정제기술 등을 바탕으로 공기청정기를 개발했다. 다행히 관련 제품은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고 회사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김 대표는 이 과정에서 기업공개를 위한 파트너를 만났다. 하지만 이게 화근이 됐다. 파트너가 회사 자금을 모두 빼내 달아난 것. 이후 김 대표는 은행과 외주생산업체, 부품협력업체 등 사방에서 자금 압박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는 채권자들을 피해 2년여 동안 가족들은 친척집에 맡긴 채 찜질방을 전전해야만 했다.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그는 연구·개발(R&D)만큼은 손에서 놓질 않았다.

김 대표는 사업전환을 모색했다. 공기청정기 노하우를 나노 바이오 기술로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화장품 사업에 착수한 것. 그 결과 나노 이중 캡슐화와 미세 버블링 등을 이용해 화장품 유효물질을 피부 깊숙이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할 수 있었다. 그는 이 기술로 2006년 대한민국 벤처창업대전에서 산업자원부장관상을 받았다.

김 대표는 상을 받을 당시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했던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라는 뜻밖의 인연을 만났다. 우리나라 벤처1세대 기업인 황 회장은 1995년 주성엔지니어링을 창업, 반도체 증착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회사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김 대표는 이날 황 회장에게 “좋은 기술을 확보했지만 부채 등으로 인해 원활히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를 들은 황 회장은 며칠 후 당시 종잇조각에 불과했던 파이온텍 주식 일부를 25억원이란 거금에 사들였다. 당시만 해도 빚쟁이에 불과했던 김 대표의 ‘열정’ 하나만 보고 내린 결정이었다.

황 회장으로부터 ‘엔젤투자’를 받은 김 대표는 이후 빚을 청산하고 재기에 나설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이후 10년 정도 연구·개발(R&D) 과정을 거쳐 2015년 바이오 기능성화장품인 ‘볼륨톡스 오리지널’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현재까지 200만개 이상 판매하면서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그는 “황 회장과는 여전히 멘토·멘티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경영에 있어 어려움을 느낄 때면 으레 황 회장을 찾아가 자문을 구한다”고 말했다.

◇300억 들여 글로벌센터 구축 “글로벌 바이오화장품 회사의 꿈”

볼륨톡스 오리지널을 앞세워 내수시장에 안착한 김 대표는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 중이다. 그 시작으로 그는 올해 3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화장품 브랜드를 공식 론칭했다. 김 대표가 베트남 현지에 진출하는 데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베트남은 음악과 드라마 등 한류 열풍으로 인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인 국가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국내 유수 화장품 업체들이 베트남에 진출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지에서 안착한 화장품 회사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베트남만의 독특한 유통구조로 인해 현지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미리 파악한 김 대표는 베트남에 진출하기에 앞서 현지 뷰티업계를 대표하는 ‘인플루언서’인 원 티빅 리엔 디엠씨(DMC) 회장을 찾아갔다. 그는 “리엔 회장을 만나기 위해 호치민·하노이를 오가는 등 삼고초려하는 과정을 거쳤다. 리엔 회장은 이미 한국의 유수 화장품 업체들로부터 협력하자는 제안을 받은 상황이었다. 리엔 회장에게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우리 회사 제품을 딱 3번만 써달라’고 이야기했다. 며칠 후 리엔 회장으로부터 ‘협력하자’는 답을 받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리엔 회장과 함께 베트남에서 론칭 행사를 하던 날, 김 대표의 몸은 성치 않은 상황이었다. 행사 며칠 전에 왼쪽 다리 인대가 끊어지는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어렵사리 얻어낸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아픈 몸을 이끌고 베트남 현지로 향했다. 그의 ‘부상투혼’ 덕에 파이온텍은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첫해인 올해 100만달러라는 값진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베트남 진출로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은 김 대표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글로벌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는 “현재 베트남 호치민·하노이에 대표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이어 내년에는 미국과 캐나다,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 10여개 국가에도 대표사무소를 확대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화장품 제품군을 확대하는 작업에도 여념이 없다. 그는 미용·패션에 투자하는 남성인 ‘그루밍족’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지난달 남성전용 화장품 브랜드 ‘유가이즈’를 출시했다. 그는 “그동안 기초화장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했다. 이제 DNA 화장품을 비롯해 남성화장품, 색조화장품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해야 할 때”라며 “여기에 건강기능식품, 탈모방지샴푸 등 또 다른 영역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DNA 화장품을 비롯한 다양한 변화를 꾀하기 위해 총 300억원을 투입해 충북 오송생명과학2단지에 8000평 규모로 글로벌센터를 내년 초 착공할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경기도 판교에 ‘바이오기술센터’를 설립해 수도권 우수 연구 인력을 확보, 핵심기반기술 연구를 위한 R&D 인프라를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글로벌센터를 준공하면 현재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있는 본사 기능을 이곳으로 이전하고 교육센터도 추가할 예정”이라며 “바이오기술센터를 통해 첨단바이오기술 R&D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코스닥을 통한 기업공개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태곤 파이온텍 대표는

△1972년 경기 포천 출생 △충북대 공업화학과 졸업 △충북대 대학원 석사 △충북대 박사과정(현재) △2001년 파이온텍 설립 △2006년 벤처창업대전 산업자원부장관상 △2010년 지식경제부장관상 △2011년 충북도지사상 △2012년 중소기업청장상 △2014년 보건복지부장관상 △2017년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 대통령상

김태곤 파이온텍 대표(왼쪽에서 5번째)와 직원들이 충북 오송 파이온텍 본사에서 제품들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파이온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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