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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처 “공무원 시험 연기한 전례 없어”
24일 인사혁신처,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9일 5급 공개경쟁 채용 1차 시험(필기) 등 향후 국가직·지방직 시험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인사처 관계자는 “현재로선 예정대로 국가직 시험 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도 “아직은 지방직 시험을 연기한다는 얘기는 없다”고 전했다.
이달부터 공무원 시험이 본격적으로 실시된다. 지난 22일 법원 9급 공채를 시작으로 29일에는 서울·대구를 비롯한 전국에서 5급 공채 시험이 치러진다. 3월에는 국가직 9급 공채, 4~5월에는 서울시 공채·경채, 6월에는 지방직 9급 공채 등이 잇따라 예정돼 있다.
정부는 과거 선례, 수험생 혼란, 관계부처 협의 등을 통해 예정대로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인사처 관계자는 “그동안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종합적으로 논의를 했다”며 “공무원 시험을 연기한 전례가 없다. 시험을 연기하면 수험생이 느낄 불안감, 혼란이 크다”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서울에서 공무원 시험이 치러졌다”며 “중수본, 인사처와 협의해 시험 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인사처장 “공무원 시험, 추가 확산 우려”
그러나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의 불안감은 큰 상황이다. 앞서 법원 9급 공무원 공채에서 한 수험생이 발열을 호소해 구급차로 이송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400명을 넘어선 대구 지역은 전국 최하위 응시율(51%)을 기록했다.
특히 공무원 열풍으로 고사장에 최소 수만명이 몰리는 점도 우려되는 점이다. 지난해 2월 치러진 국가직 5급 필기에는 1만2133명, 작년 3월 치러진 국가직 9급 필기에는 15만4331명이 응시했다. 지방직 9급 필기에는 20만4101명이나 응시했다. 시험이 오전부터 오후까지 치러지기 때문에 집단 감염 우려도 있다.
조성한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는 “개학도 연기할 정도로 모임을 자제하는 상황”이라며 “고사장에 모이는 공무원 수험생들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미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은 채용 일정을 잇따라 연기하고 있다.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는 필기시험 일정을 2주 미뤘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도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필기시험을 1개월간 연기했다.
현대자동차(005380)는 이달 24일부터 진행하기로 했던 모든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잠정 중단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추가확산과 감염 예방을 위해서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이데일리 2월24일자 <[단독]현대차, 신입사원 채용 면접 연기…코로나19 ‘심각’ 여파>)
일부 부처에서도 국가시험을 연기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나섰다. 해양경찰청은 내달부터 전국 시험장 32개소에서 시행하기로 했던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 면허시험 연기를 검토 중이다. 4월로 예정된 해경 채용 시험도 연기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해경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국민 건강에 미칠 우려가 커 선제적으로 시험 연기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 전 처장은 “공무원 시험을 연기하면 시험 출제자들을 다시 격리해야 하는 등 행정적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지금 대구에선 외출 자제령까지 내려졌다. 각지에서 온 수험생들이 대구에서 시험을 치렀다가 대구 밖으로 나가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나. 추가 확산 우려가 있는 만큼 시험 출제자들의 협조를 받아 5급 시험을 연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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