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자의 천일藥화]한미약품은 작년에 신약 수출로 얼마 벌었을까

작년 개별기준 매출의 46% 신약 기술료
내수 시장 부진했지만 신약 수출로 완벽 만회
  • 등록 2016-02-06 오전 7:00:00

    수정 2016-02-17 오전 10:30:29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지난해 제약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한미약품(128940)의 대규모 신약 수출이다. 총 8조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따내면서 국내 제약산업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실적에서도 국내 제약역사 신기록을 갈아치웠는데 세부 수치를 들여다보면 신약 수출의 위엄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 4일 한미약품이 발표한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1조3175억원으로 전년보다 73.1%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14.8% 증가한 21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국내 제약역사상 신기록이다. 지난해 체결한 대규모 신약 수출에 대한 기술료가 대거 반영되면서 실적도 수직 상승했다.

한미약품의 자회사 북경한미약품 등의 실적을 제외한 개별 기준 실적을 보면 신약 수출의 위엄은 더욱 돋보인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액은 1조1132억원으로 전년대비 91%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803억원으로 2014년 36억원의 50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 회사의 매출액 중 신약 기술료 수익은 5125억원으로 46%를 차지했다. 2014년 매출액(5820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기술료로 거둬들인 셈이다.

2015년 한미약품 주요 신약 수출 현황
한미약품은 지난해 다국적제약사 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등과 총 6건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들 제품이 모두 상품화 단계에 도달하면 약 8조원을 받는 조건이다. 계약금 규모는 총 2억1200만달러와 4억유로에 달하는데 지난해 유입된 계약금은 총 4918억원이 유입됐다.

특히 지난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의 항암신약 수출 계약 이후 임상시험에 진입하면서 개발 단계 진행에 따른 마일스톤도 벌써 171억원 반영됐다. 한미약품이 수출한 신약 개발 단계가 진전될 수록 지속적으로 거액의 기술료가 추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이미 올해 추가 계약금 유입도 예고된 상태다. 한미약품의 최대 규모 수출인 사노피와의 당뇨신약 수출에 따른 계약금 4억유로(약 5000억원) 중 지난해 2556억원만 실적으로 인식됐다. 올해 1분기 중 추가로 2500억원 가량의 계약금이 추가로 반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미약품은 특허사용료 명목으로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에 기술료의 30% 가량을 배분했다. 한미사이언스의 작년 매출이 7848억원으로 전년대비 47% 상승한 배경이다.

2015년 한미약품 주요 기술료 수익(자료: 한미약품)
이에 반해 신약 수출을 제외한 한미약품의 실적은 썩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한미약품이 직접 생산한 제품의 판매액은 3884억원으로 2014년(4238억원)보다 8.4% 줄었다. 내수 시장에서의 과열 경쟁에 따른 전문의약품 시장 침체를 한미약품도 피해가지 못한 셈이다.

2014·2015년 한미약품 매출 구성
한미약품의 간판 개량신약인 고혈압복합제 ‘아모잘탄’이 2014년 536억원에서 지난해 459억원으로 14% 줄었다. 그나마 내수 시장을 주도한 것은 복제약(제네릭)이었다.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의 제네릭 제품인 ‘팔팔’(167억원)과 ‘구구’(124억원)가 391억원을 합작했다.

한미약품이 최근 노바티스, MSD 등으로부터 도입한 신약 매출도 내수 시장 부진 만회에 기여했다.

노바티스와 공동 판매 중인 당뇨약 ‘가브스’와 ‘가브스메트’는 41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MSD로부터 공급받은 탈모치료제 ‘프로페시아’도 전년보다 50% 성장한 239억원어치 팔렸다. 한미약품의 상품매출도 2014년 1369억원에서 지난해 1923억원으로 40% 늘었다.

결국 한미약품도 신약 수출을 제외하면 여타 국내제약사와 마찬가지로 내수 시장에서 허덕이고, 다국적제약사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대규모 신약 수출을 통해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국내 제약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약업체들이 그토록 부르짖던 ‘신약 대박’이 수치로 증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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