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클럽’ 문턱 못 넘은 신한금융…“해외 M&A로 돌파구”

조용병號 ‘리딩뱅크’ 탈환 고심
작년 순익 2조9179억, 6년만에 최대
희망퇴직, 충당금 등 리스크 관리 탓
4분기 실적은 전년보다 65%나 급감
“글로벌 기업에 눈돌려 성장성 담보”
ROE 20% 웃도는 기업 인수 나설듯
  • 등록 2018-02-13 오전 6:00:00

    수정 2018-02-13 오전 10:09:13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3조 클럽’ 진입에 실패하면서 다른 금융지주사와의 경쟁에서 한발 밀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리딩뱅크 자리를 KB금융지주에 넘겨주면서 ‘조용병 호(號)’ 체제에서의 미래 먹거리 확보와 구조조정을 통한 조직재편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말 희망퇴직과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통한 추가 적립 등의 영향 때문이라는 게 신한금융 측의 설명이지만 한번 밀리면 뒤처질 가능성이 큰 리딩뱅크 경쟁에서 신한금융의 결단력이 필요한 때라는 지적이다.

4분기 ‘어닝쇼크’ 왜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2조917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간발의 차로 3조 클럽 입성을 놓쳤다. 하지만 2011년 3조1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실제 2016년(2조7748억원)보다 5.2% 증가한 규모다.

신한금융은 “이자부문 이익의 탄탄한 증가와 안정적인 자산 포트폴리오 성장을 통해 4년 연속 당기순이익 증가세를 이어가게 됐다”고 평했다.

그럼에도 신한금융을 염려하는 시선이 있는 이유는 지난해 4분기 개별 실적 때문이다. 4분기 2115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보다 65.4% 줄었다. 신한금융은 “연말 희망퇴직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한 추가 충당금 적립 등이 4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주력 자회사인 신한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11.8% 감소한 1조7110억원을 시현했다. 4분기 순이익은 15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7.4% 급감했다. 희망퇴직 비용을 대거 반영한 것이 일시적인 부진을 키웠다.

금융권에서는 4분기 희망퇴직에 따른 조직 슬림화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다만 비이자이익 부문을 어떻게 늘려야할 지는 당면한 과제다. 은행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10.8% 성장세를 보였지만 비이자이익은 뒷걸음질을 쳤다.

유가증권 매각 이익 감소와 유가증권 감액 등의 요인으로 비이자이익은 일 년 사이 23.5% 축소됐다. 고정이하여신에 대한 부실채권(NPL)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0.55%를 달성하며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

부진의 주된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희망퇴직 관련 비용 2852억원 △대우조선해양 및 금호타이어 등에 대한 충당금 1237억원 △딜라이브 출자지분 100% 감액손실처리 1470억원 등 5559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일회성 요인이 발목을 잡았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해를 넘기지 않고 부실요소를 처리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타 행들이 2~3분기 정리한 비용을 한발 늦게 반영하면서 분기 어닝 쇼크가 나온 일은 실적 가시성을 떨어뜨린다”고 진단했다.

비은행 계열사 ‘희비’

신한금융 비은행 계열사의 희비도 엇갈렸다. 여전히 은행을 제외하고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는 신한카드의 안정적인 성장이 돋보였다.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캐피탈도 비약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9138억원으로 전년보다 27.6% 증가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해 21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이며 같은 기간 83.6% 늘어났다. 신한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876억원으로 158.8% 급증했다. 반면 신한생명의 순이익은 1206억원으로 한해 전에 비해 19.9% 줄었다.

지난 2007년 LG카드 이래 10년 넘게 대형 인수·합병(M&A) 없이 안정을 추구한 점이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막대한 투자비용이 소요되는 대규모 M&A를 자제해 온 점이 앞으로의 성장과 실적에 대한 고민을 가져오고 있다”며 “조용병 회장이 M&A를 외치고 있지만 굵직한 M&A를 성사하기에는 아직 때가 아닌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7일 2017년 4분기 실적발표 직후 M&A 전략을 밝혔다. 우영웅 신한금융 부사장은 “M&A 전략에서 뚜렷한 원칙이 있다”며 “국내 성장과 ROE, 수익성 한계를 극복하려면 현재 그룹 ROE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업종 기업이 M&A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래 성장성을 담보할 수 있는 회사가 돼야 하고 국내보다는 글로벌 쪽에 승기가 있다는 세 가지 원칙을 가지고 꾸준히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 경영진은 잠재적 M&A의 기준으로 △그룹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일 수 있고 △성장성이 담보되며 △국내보다는 해외에 있는 기업을 꼽고 있다. 최근 신한베트남은행이 호주계 안츠(ANZ)은행 베트남 리테일부문을 합병하고 신한카드는 프루덴셜 베트남 금융기업 인수를 발표하는 등 베트남 지역에서의 M&A가 실제로 활발하다. 이들은 모두 ROE가 20%를 웃도는 고수익성의 금융기관들이다. 그룹 ROE 제고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곳만 인수·합병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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