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스마트폰 대중화가 D램 시장의 판도도 바꿨다. PC의 핵심 메모리인 PC D램의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PC D램의 빈자리는 모바일 D램이 채우고 있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PC용 제품의 비중은 전기(50.2%)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49%를 차지했다.
PC D램의 비중이 50% 이하로 떨어진 것은 D램 시장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운 지난 1980년대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메모리 D램은 PC 성장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 핵심 부품이다.
PC D램의 하락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내년 4분기에는 42.8%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서플라이는 “D램 시장의 중대한 변화”라고 진단했다.
비중 뿐 아니라 가격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요 PC D램 제품인 DDR3 2Gb 256M×8 1333㎒의 이달 초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말(0.97달러) 대비 5.15% 하락한 0.92달러를 기록했다. 0.92달러는 지난 1월 0.88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가격이다.
| SK하이닉스가 최근 출시한 모바일용 20나노급 DDR3L-RS(Reduced Standby) D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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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PC D램의 하락세는 모바일 D램의 성장세 때문이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손안의 PC’ 모바일기기가 급격하게 대중화되면서다. PC를 찾는 소비자는 그만큼 줄고 있다.
올 1분기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탑재되는 D램의 비중이 전체 시장의 각각 12.5%, 1.6%에 불과했는데, 내년 4분기에는 각각 19.8%, 6.9%로 증가할 전망이다. 2년 사이에 2배가량 급성장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업체들도 모바일 D램을 늘리고 있다. 두 회사의 전체 D램에서 모바일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5%, 25% 수준. 이들은 이 비중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반도체업계 한 전문가는 “향후 삼성전자 같은 수위 업체의 D램 투자는 모두 모바일용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PC D램으로 제대로 된 수익을 내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