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용품 찾는 30대女 급증,성인용품 시장 폭풍성장

女 성인용품 판매증가율 전년比 100% 증가
여성 성인용품 구매자 90%는 바이브레이터 구입
한국 성인용품 시장은 여저히 남성 위주
"성(性)은 남성만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이 문제"
  • 등록 2015-12-02 오전 7:30:00

    수정 2015-12-02 오전 8:08:37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처음에는 두려움도 있었어요. 남들이 보지 않을까 가게에 들어가는 것도 무서웠고... 하지만 막상 사용해보니 너무 좋았어요.” 최근 여성용 성인용품인 바이브레이터를 처음으로 구매한 직장인 A(33.여성)씨는 바이브레이터에 대해 “완전 신세계”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삽입형 성인용품을 구입한 B씨(35.여성)는 “불편하고 아플 것이라는 건 오해였다”며 “웬만한 바이브레이터보다 진동도 섬세하고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어 만족한다”고 자신의 은밀한 성생활에 대해 털어 놓았다.

남성만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성인용품 시장에 여성 고객들이 점점 고개를 들고 있다. 인터넷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2013년 여성용 성인용품 판매율은 전년대비 197%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28% 증가했으며, 올해 역시 약 100% 내외의 증가가 예상된다. 약 2~3배씩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이다.

성인용품 판매 증가율 (단위 : %). 자료=옥션
옥션에 따르면 이에 반해 남성용 성인용품 시장은 증가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남성용품 판매 증가율은 전년대비 55% 증가했으며 지난해는 60%, 올해는 약 50% 증가가 각각 예상된다. 여성용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30대 여성의 수요가 많았다. 올해 기준 여성용 성인용품에서 30대 여성의 구매 비중은 36%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40대가 35%, 20대가 14%를 차지했다. 50대도 11%에 달했으며 60대 이상은 3%에 불과했다.

성인용품 업계는 “여성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성인용품으로 단연 자위기구인 바이브레이터가 1위”라고 입을 모았다. 이준 엠에스하모니 대표는 “여성은 성인용품도 디자인을 보고 결정한다”며 “부담스러운 디자인의 삽입형보다는 예쁜 모양의 바이브레이터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여성 전용 성인용품 업체 플레져랩의 최정윤 대표는 “이제 막 여성용 성인용품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시점에서 처음부터 강한 용품을 사용하기 보다는 바이브레이터와 같이 소프트한 물건부터 찾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블룸의 여성용 바이브레이터 ‘리프(Leaf)’. 디자인이 나뭇잎을 닮은 것이 특징으로 기존 여성용 자위기구가 가지고 있던 혐오감을 없앴다. 사진=플레져랩
업계는 여성용 성인용품 수요의 90%가 바이브레이터라고 추산한다. 두 번째는 삽입형 자위기구를 꼽았으며 간혹 여성들끼리 성생활을 즐길 때 사용하는 성인용품들과 수갑, 채찍 등 색다른 성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용품들을 찾는 이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업계는 전했다.

이처럼 성인용품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감지됨에도 여전히 기존의 업체들은 남성 중심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국내 대표적 성인용품 전문업체의 한 관계자는 여성용 성인용품만 따로 취급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여자들은 물건을 찾지도 않는다”고 단정했다.

울산광역시에 위치한 한 성인용품점 내부에 여성을 형상화한 실리콘 인형이 진열돼 있다. 이 성인용품점은 기사에 언급된 성인용품점과 무관하다. 사진=상가인
실제 서울 시내와 경기도 몇 군데 성인용품점을 직접 찾아가 봤지만 음습하고 칙칙한 분위기를 감출 수가 없었다. 내부에 진열된 제품들 대부분은 남성용 자위기구였다. 점포 직원들은 “좋은 물건 있는데 한번 보겠습니까”라며 야릇한 웃음과 함께 여성과 똑같이 생긴 ‘단백질 인형’을 꺼내오기 일쑤였다. 여성용품을 찾자 진열장 한 켠에 전시된 열댓 가지 물건이 전부라고 말할 뿐이었다. 기자가 남자인 탓일 수도 있지만 여성용품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이나 물건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렇게 여성용 성인용품 시장이 점점 활성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인용품 시장이 남성 위주로 구성된 이유는 성(性)은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가장 큰 이유다.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은 “국내 성인용품 시장은 남성 위주로 형성돼 있다. 성을 밝히고 즐기는 것은 남성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잘못된 생각 고정관념이 아직 사회에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성인용품을 많이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의 보편화와 여성의 신체적 특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배 소장은 “연구 결과 여성은 주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성인물을 접하며 남성과 마찬가지로 성인물을 보면서 혼자서 성생활을 즐기고 있다”며 “폐쇄적인 문화로 인해 은밀한 곳에서 성인물을 찾게 된 사회구조 때문에 스마트폰을 이용한 여성 성인물 이용자가 늘어난 것이 여성용 성인용품 시장에도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CJ헬로비전(037560)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성인물 선호도에 따르면 모바일을 이용한 성인물 이용자는 65%가 여성이었으며 남성은 35%에 머물렀다. SK플레닛이 제공하는 성인영화 소비 비중 역시 여성이 65%, 남성이 35%로 여성이 월등히 높았다.

아울러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특성에 따른 성생활의 차이 때문이다. 배 소장은 “남성의 경우 손으로 성생활이 가능하지만 여성의 경우 도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이런 신체적 차이 역시 여성용 성인용품 수요를 증가시키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2억 괴물
  • 아빠 최고!
  • 이엘 '파격 시스루 패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