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입형 성인용품을 구입한 B씨(35.여성)는 “불편하고 아플 것이라는 건 오해였다”며 “웬만한 바이브레이터보다 진동도 섬세하고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어 만족한다”고 자신의 은밀한 성생활에 대해 털어 놓았다.
남성만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성인용품 시장에 여성 고객들이 점점 고개를 들고 있다. 인터넷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2013년 여성용 성인용품 판매율은 전년대비 197%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28% 증가했으며, 올해 역시 약 100% 내외의 증가가 예상된다. 약 2~3배씩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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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30대 여성의 수요가 많았다. 올해 기준 여성용 성인용품에서 30대 여성의 구매 비중은 36%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40대가 35%, 20대가 14%를 차지했다. 50대도 11%에 달했으며 60대 이상은 3%에 불과했다.
성인용품 업계는 “여성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성인용품으로 단연 자위기구인 바이브레이터가 1위”라고 입을 모았다. 이준 엠에스하모니 대표는 “여성은 성인용품도 디자인을 보고 결정한다”며 “부담스러운 디자인의 삽입형보다는 예쁜 모양의 바이브레이터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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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성인용품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감지됨에도 여전히 기존의 업체들은 남성 중심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국내 대표적 성인용품 전문업체의 한 관계자는 여성용 성인용품만 따로 취급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여자들은 물건을 찾지도 않는다”고 단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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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성용 성인용품 시장이 점점 활성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인용품 시장이 남성 위주로 구성된 이유는 성(性)은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가장 큰 이유다.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은 “국내 성인용품 시장은 남성 위주로 형성돼 있다. 성을 밝히고 즐기는 것은 남성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잘못된 생각 고정관념이 아직 사회에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성인용품을 많이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의 보편화와 여성의 신체적 특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배 소장은 “연구 결과 여성은 주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성인물을 접하며 남성과 마찬가지로 성인물을 보면서 혼자서 성생활을 즐기고 있다”며 “폐쇄적인 문화로 인해 은밀한 곳에서 성인물을 찾게 된 사회구조 때문에 스마트폰을 이용한 여성 성인물 이용자가 늘어난 것이 여성용 성인용품 시장에도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특성에 따른 성생활의 차이 때문이다. 배 소장은 “남성의 경우 손으로 성생활이 가능하지만 여성의 경우 도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이런 신체적 차이 역시 여성용 성인용품 수요를 증가시키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