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지난달 22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엔에프보험서비스 주식회사’라는 상호의 법인 등록을 마쳤다. 자본금 총액은 3000만원짜리 작은 회사다. 법인 설립 목적은 △보험대리점업 △통신판매업 △전화권유 판매업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업이다. 법인보험대리점 영업을 하겠다는 뜻이다. 금융 사업을 넓히고 있는 네이버가 본격적인 보험상품 판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 측은 ‘구체적인 일정이나, 영업 방식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네이버의 움직임은 내달 시행되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맞춘 보험 행보라는 분석이 많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회사와 공공기관에 흩어져 있는 금융소비자의 신용정보(금융 상품 가입 내역, 자산 내역 등)를 한곳으로 모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다양한 맞춤형 금융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네이버가 보유한 막강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1대1 맞춤형 보험상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것이다.
한 보험관계자는 “법인보험대리점 사업은 보험 판매 건당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어서 가입자가 늘어나면 수익은 보장 된다”며 “만약 네이버 등의 대기업이 법인보험대리점을 만들고,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에게 꼭 맞는 자산관리 등을 해준다면 젊은 고객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순식간에 네이버를 통한 보험가입으로 몰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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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법인보험대리점 수는 5728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중·대형(설계사 100명 이상) 대리점은 190여개로 작년보다 6.74% 증가했다. 특히 중·대형 법인보험대리점에 소속된 설계사 수는 18만9395명에 달한다. 전체 보험회사에 소속된 설계사(18만6922명) 수를 이미 넘어설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중·대형 법인보험대리점의 신계약 건수는 1461만건으로 전년(1278만건) 대비 14.3%(183만건) 증가했고, 수수료 수입은 7조4324억원으로 전년(6조1537억원) 대비 20.8%(1조2788억원) 증가했다. 정체돼 있는 보험시장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성장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과거 불건전 판매의 온상으로 불리던 법인보험대리점이 불과 몇 년새 급성장해 이미 보험사 판매망을 꽉 쥔 ‘갑(甲)이된 상태’라며 “빅테크 업체까지 들어온다면 앞으로 보험 판매 시장과 규제방식 등이 법인보험대리점을 기준으로 다시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