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못 사 서러운데 집세 걱정도”…전세시장 ‘빨간불’

왕십리·녹번 등 전셋값 두달 새 2억↑
전셋값 9월2주 0.42% → 3주 0.50%
8월 전세거래량 전달보다 38.5% 감소
“수급불균형에 내년 봄까지 오를 듯”
  • 등록 2020-09-27 오전 9:49:54

    수정 2020-09-27 오후 9:51:53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전세계약 2년 연장 끝나면 보증금 마련이 걱정이에요.”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의 한 아파트에 전세 거주하는 하 모(38)씨는 전세계약 2년 연장이 한 차례 더 남았지만 걱정이 앞선다. 전셋값이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고 있어서다. 하 씨는 “집 못 사서 서러운데 전세 보증금 걱정까지 하게됐다”고 하소연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시장이 또 들썩이고 있다. 매매값이 아닌 이번엔 전셋값이다. 서울에선 전용면적 85㎡, 10년 미만 새아파트는 두 달새 2억원 이상 뛴 분위기다. 서울에 이어 경기도까지 전셋값이 풍선효과를 보이며 폭등하면서 서민 주거불안정이 심화하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9월3주차 서울 아파트 매매값(0.28%)은 미미한 상승세를 유지하며 전주(0.37%) 대비 주춤한 모양새다. 다만 전셋값은 전주(0.42%)보다 더 오른 0.50%를 기록했다. 자치구별로 성동구(0.98%), 노원구(0.97%), 은평구(0.94%), 동작구(0.75%), 종로구(0.69%)의 상승이 높고 하락 지역 없이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성동구 하왕십리동 센트라스(전용 85㎡) 아파트는 지난 23일 8억1000만원(1층)에 전세계약됐다. 그러나 현재 전세 물건은 호가가 9억5000만~10억7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이마저도 물건이 없다.

센트라스 상가 내 L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센트라스가 2500가구가 사는 아파트인데 전세물건이 귀하다. 3, 4건밖에 없고 호가도 높다”며 “불과 2달 만에 2억 원가량 가격이 올랐다고 물건이 나오면 바로 계약되는 분위기”라고 했다.

은평구 녹번동 래미안베라힐즈(전용 85㎡) 아파트도 두 달 새 호가가 2억 뛰었다. 지난 7월 5억8000만원(2층)에 거래됐지만 현재 7억원(1층)짜리 물건이 유일하다. 녹번동 인근 M공인은 “7억 물건 1건이 남았는데 이미 한 차례 본 손님이 있어서 계약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전셋값이 많이 올라서 5억원대 물건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그래픽= 이동훈 기자)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고공행진하는 배경에 공급부족을 꼽았다. 주택임대차 3법과 함께 실거주 요건을 강화한 세법규제를 가하면서 전세물량이 크게 준 탓이라는 설명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세 물량은 올해 들어 지난 6월 1만1545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7월 1만1232건, 8월 7025건, 9월 3789건(25일 계약일 기준 누적)으로 급감하는 추세를 보였다. 4개월 평균 83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1만건 가량(9833건)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14.6%가량 물량이 줄었다.

이 때문에 전세 수급불균형이 계속되면 내년에도 전셋값 폭등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임대차법 등 규제 영향을 전세물건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견이 됐고 내년 봄까지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전셋값은 집값을 떠받들기 때문에 집값 안정에도 역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대책이 수요 억제보다는 전셋값 안정에 주안점을 둬 서민 주거불안정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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