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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목동 반전세도 구경 힘들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전용면적 161㎡는 지난달 10일 보증금 5억원, 월세 720만원(23층)에 계약됐다. 이 면적형은 지난 7월 보증금 3억원, 월세 7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보증금은 2억원이 뛰었고, 월세는 20만원을 더 내는 셈이다.
대치동에서는 월세 비중이 높은 반전세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별도 보증금과 함께 월세 200만원 이상에 거래된 매물이 6건에 이른다. 실거래가 신고기준인 30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가 반전세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서남권 대표 명문학군인 양천구 목동도 예외는 아니다. 양천구 목동1단지 전용 98㎡는 지난 24일 보증금 4억원, 월세 200만원(4층)에 계약됐다. 이 면적형은 지난달 5일 보증금 2억5000만원 월세 160만원에 거래됐던 매물이다. 한 달도 되지 않아 보증금이 1억5000만원 오르고 월세는 40만원 더 내야한다.
대치동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은 사라졌고 그나마 있는 반전세도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때를 놓치면 월세 비중이 더 높아지니 매물 있을 때 서두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목동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세입자 어느 누가 반전세를 달가워하겠냐마는 집주인이 기존에 내놓은 전세도 반전세로 바꿔달라고 한다”면서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나 반전세로 세금을 충당하려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임대차 2법 시행으로 월세 전환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지난 9월 전·월세 전환율을 기존 4%에서 2.5%로 낮춘 바 있다. 그러나 이는 기존 계약 갱신에만 적용되고 신규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세입자 주거 부담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내년 월세 가격·거래량 동반 상승할 듯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의 월간주택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11월 서울의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1.06%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1월부터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올해 7월 0.00%로 보합세를 기록한 이후 8월(0.12%), 9월( 0.78%), 10월(0.40%) 연속 상승세다.
8월부터 본격 시행된 새 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은 전세에 이어 월세도 자극하는 변수로 작용했다. 서울에서도 특히 강남 지역이 월세 상승을 이끌었다. 강남의 월세 상승률은 8월 0.78%, 9월 1.48%, 10월 1.88%로 지속 상승하다가 11월 3.41%로 급등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전세의 월세화가 내년에는 조금 더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보유세 강화로 집주인이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모습은 서울과 수도권 뿐만 아니라 지방지역까지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