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의사 안병은 씨는 지난해 4월 발생한 이른바 ‘진주 방화사건’에 대해 이 같이 주장했다. ‘진주 방화사건’은 2019년 4월 조현병을 앓던 안인득이 진주시 아파트 자신의 집 4층에 불을 지르고 계단으로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살해한 사건으로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온라인에서는 “조현병 환자들은 다 병원에 넣어야 된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안씨는 최근 에세이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한길사)을 출간하고 서울 중구 순화동천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안인득처럼 심각한 환자는 10%에 불과한데 조현병 환자라고 하면 모두 광폭적 살인자를 떠올린다”며 마음아파했다.
안씨는 “정신병원이 누구나 마음이 아플 때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며 집필 이유를 밝혔다. 책은 한국에서 많이 활용되는 수용 위주의 정신과 치료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실패했는지 밝히고 비판한다. 수용 위주의 치료란 환자를 입원시켜 치료하는 방식이다.
안씨는 정신과 치료에서 탈수용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쇄병동은 심각한 수준의 환자들만 대상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개방 형태로 가자는 것이다. 그는 앞서 정신병원을 없앤 이탈리아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이탈리아는 1978년 정신보건개혁법을 제정해 정신병원을 없앴다. 처음에는 중증 정신질환자가 일으키는 사건·사고의 수가 이전보다 다소 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40여년 동안 그 수는 현격히 줄었다. 결국 입원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역의 정신병동센터에는 지속적인 치료를 해 줄 수 있는 의사가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어떻게 의사들을 지역으로 끌어들일지 논의가 필요하다”며 “왕진 개념이 활성화 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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