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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임직원들은 현대가(家)의 손때가 묻어있는 현대상선을 떠나보내는 심정에 만감이 교차하고 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소재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며 현대그룹과의 인연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현대상선의 부장급 이상 간부와 임원이 참석하는 등 계열사 관계자 100여명이 자리할 예정이다. KB금융(105560)그룹에 매각된 현대증권(003450) 측은 이번 추모식을 찾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현대상선은 현대가의 ‘금지옥엽’과도 같았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아버지인 고 현영원 전 회장이 창립해 19년간 회사를 이끌면서, 이 회사를 통해 정주영 회장과 사돈의 연까지 맺게 됐다.
아버지와 남편이 일궈온 현대상선이 채권단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현 회장의 심경은 착잡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상선은 해운업 침체로 인해 위기를 겪다가 결국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고 출자전환을 위한 조건부 사항을 이행하는 데 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현 회장이 쏟은 정성이 상당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이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그동안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모든 임직원들이 잘 알고 있다”며 “결국 정몽헌 회장님의 기일에 맞춰 현대상선이 현대의 품을 떠나게 돼 모두가 더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의 새출발을 위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물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