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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오후 11시 54분. 서울중앙지검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검사와 송경호 특수2부장검사가 이 전 대통령이 탑승할 검정 K9 차량과 함께 이 전 대통령의 논현동 자택에 도착했다. 송 부장검사가 왼손으로 든 가방에는 48분 전 박범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발부한 사전구속영장이 담겨있었다.
전직 대통령 경호팀 소속 경호원이 벨을 눌렀고 잠시 적막이 흘렀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시작으로 측근들이 문을 열고 나왔다. 23명의 측근은 자택 앞 도로 위에서 길게 한 줄로 섰다. 오후 11시 59분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과 장제원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이 마저 나왔다.
자정을 1분 넘긴 오전 0시 1분. 차고 문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 전 대통령이 차고를 넘어 오른쪽으로 돌아 도열한 측근을 맞았다. 뒤이어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를 비롯해 주연씨 등 세 딸이 나와 나란히 서서 눈물을 훔쳤다. 김윤옥 여사는 그 자리에 없었다. 이 전 대통령은 권 의원과 악수를 한 뒤 측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눴다. 도열한 줄의 끝에서 뒷짐을 진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차량에 탑승하는 이 전 대통령을 지긋이 바라봤다.
경찰은 이틀 전인 21일 오후부터 자택 주변에 철제 펜스를 치고 전날 오전부터 6개 중대(경력 약 480명)를 배치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했다. 경찰이 한 겹의 인간 벽을 세워 길을 텄다. 이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자택 정문에서 골목을 빠져나가는 데 걸린 시간은 20초. 이 전 대통령은 그렇게 구속된 네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이 전 대통령은 오전 0시 18분 송파구 문정동 동부구치소에 도착했다. 그는 곧 즉시 10㎡짜리 독방에 수용됐다. 이 곳엔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씨,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수감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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