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니까 나만볼게” 영상 뿌린 그놈, 여성은 쓰레기 집에 갇혔다

  • 등록 2022-01-16 오전 10:17:03

    수정 2022-01-16 오전 10:18:03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생수병, 각종 배달 음식 용기, 컵라면 등 30대 여성 A씨의 집은 쓰레기로 발 디딜 틈도 없었다. 쓰레기 집에 자신을 가둔 A씨.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3년간 교제했던 남자친구가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면서 그는 ‘쓰레기집’에 갇혔다. (사진=유튜브 ‘클린어벤져스’ 캡처)
16일 청소 전문 유튜브 채널 ‘클린어벤져스-제게 대한민국은 지옥입니다’ 편에 따르면 A씨는 3년간 교제하던 남자친구의 성관계 동영상 유포로 인해 쓰레기가 가득한 집에서 주변과 단절된 생활을 했다.

믿었던 연인에 대한 배신. 그것은 A씨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당시 남자친구 B씨는 A씨에게 ‘너는 예쁘니까 나만 볼게’라며 영상 촬영을 요구했다.

그는 “처음 사귄 남자친구였다. 3년을 만나면서 지속적으로 성관계 동영상과 사진 촬영을 요구했다”라며 “B씨가 ‘너는 예쁘니까 나만 보겠다’라는 식으로 (기록을) 남기려고 했다. 뭔가 이상한 것 같았는데 원래 이런 건가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B씨의 요구는 더욱 대담해졌다. 그는 사귄 지 1~2년이 지나자 영상 촬영을 거부하는 A씨를 폭행했다. A씨는 B씨를 폭행 혐의로 신고하고 싶었지만, 사진과 영상이 유출될까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었다.

B씨는 이별 후에도 과거 촬영해 두었던 영상을 빌미로 또 다른 영상을 요구했다고 했다. A씨는 “다시 찍어서 안 보내면 여태까지 영상 다 올라가도 괜찮냐고 하더라. 그가 제 부모와 직장 등 모르는 게 없어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렇게 2년을 보냈다. B씨가 여자친구가 생기면서 연락을 끊었고 그때부터 정상적인 생활을 못 했다”라며 “차라리 영상 보내라고 연락이 될 때가 나았다. 미치겠더라. 매일 밤 성일 사이트를 뒤져서 영상을 올렸나 찾아봤다”라고 했다.

(사진=유튜브 ‘클린어벤져스’ 캡처)
그러던 중 A씨는 B씨의 지인으로부터 충격적인 연락을 받았다. B씨가 단체 대화방에서 A씨의 영상을 지인들과 돌려보고 있었고, 영상이 유출이 된 것 같아 신고해야 될 것 같다는 연락이었다.

이에 A씨는 “경찰에 신고하면 증거 동영상을 수사관들이 다 본다. 당연한 거라는 걸 아는데 그게 너무 트라우마가 되더라”며 “신고하게 되면서 그때부터 아예 직장생활도 못 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A씨는 개인정보 등 디지털 기록을 삭제해주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에 영상 삭제를 의뢰했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며 받은 돈을 모두 썼다. 사설업체까지 총 12군데에 맡겼는데도 정상적인 생활이 되지 않더라”고 호소했다.

그러는 사이 B씨는 정신과 기록, 초범, 유출 고의성이 없고 강제성이 심하지 않다는 이유로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그는 변호사도 선임했다. 억울해서 이것저것 찾아봤는데 일사부재리의 원칙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없더라”라고 울분을 토했다.

(사진=유튜브 ‘클린어벤져스’ 캡처)
영상을 삭제하는 데만 2000만 원 넘게 썼다는 A씨. 현재 그는 3000만 원 가까이 되는 빚과 밀린 월세를 떠안고 있었다. 그렇게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했다는 그는 우연히 클린어벤져스 유튜브를 보게 됐다고 했다.

그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난 뒤 남겨진 가족들 영상. 이런 걸 보던 때 클린어벤져스를 접하고 청소를 의뢰했다”라며 “한 사람을 계속 미워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를 미워하게 되더라. 그 당시에 너무 바보 같았고, 자책감에 너무 힘들었다. 그러다 나를 놓게 된 것”이라고 했다.

사연을 들은 클린어벤져스 측은 “같이 응원하고 화내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하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살 가치가 있다”라며 A씨의 월세 지원과 원룸 청소를 약속했다.

클린어벤져스 측의 도움으로 A씨의 집은 180도 달라졌다. 깨끗해진 집을 본 A씨는 거듭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기뻐했다. 그러다 방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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