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②‘패시브의 황태자’ ETF, 사상 최대 돈 잔치

작년 한해 미국서 ETF에 509조원 몰려..3600조원 규모
한국도 ETF 전성시대..“이성적 과열 시장, ETF 더 간다”
일각에서는 주식시장 거품론도 제기
  • 등록 2018-01-16 오전 8:01:27

    수정 2018-01-16 오전 8:01:27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상장지수펀드(ETF)는 ‘패시브 투자’의 황태자다. 지수를 고스란히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이면서 일반 주식처럼 사고파는 게 간단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뉴욕 시장에 상장된 ETF에 몰린 자금은 4761억달러(약 509조원)였다. 역대 최대 규모다. 직전 기록인 2016년 유입 금액 2876억달러(약 308조원)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미국 시장의 ETF 순자산 규모는 3조4000억달러(약 3638조원)까지 커졌다.

뉴욕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ETF로 자금을 무섭게 빨아들였다. 뉴욕증시의 대표적인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1.8% 올랐다. 지수를 고스란히 추종하는 ETF 수익률도 뉴욕증시의 상승세만큼 호황을 누렸다.

S&P 500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미국의 최대 자산운용 블랙록의 ‘아이쉐어즈 코어 S&P 500 ETF’는 지난 한해동안 302억달러(약 32조원)의 자금을 모아 순자산이 1420억달러(약 152조원)에 달했다. 미국 역사상 개별 ETF 순 자산이 1000억달러를 넘어선 건 두 번째 있는 일이다.

한국의 ETF도 무섭게 성장했다. 국내 ETF 순자산 규모는 35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말 25조1018억원이던 것보다 10조원 이상 늘었다. 2002년 ETF가 들어온 이후 최대 규모다. 펀드 수는 325개에 달한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 ETF 순자산 규모가 18조6726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8.3% 증가했다. 한국 ETF 시장의 52.93%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ETF도 39.3% 늘어난 8조226억원을 기록했다. KB자산운용(2조9642억원)과 한화자산운용(2조270억원), 한국투신운용(1조6296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ETF의 강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주식시장의 낙관론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뉴욕증시를 “이성적 과열(rational exuberance) 상태”라고 진단했다. 과거와 같은 ‘비이성적 과열’이 아니라 충분한 근거가 갖춘 이유있는 상승세라는 뜻이다.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미국 10대 대형 투자기관은 올해 S&P 500 지수가 대략 7%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거품론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장의 공포감을 측정하는 VIX 지수는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한쪽으로 쏠려 있다는 뜻이다. 과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경고했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티 실러 예일대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극히 낮은 데다 주가 수익 비율이 설명하기 어려운 영역까지 상승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시가총액이 대규모로 증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낮은 변동성은 폭풍전야의 고요함과 같은 것”이라며 “걱정 때문에 밤이 잠이 안 온다”고 우려했다. ETF의 상승세는 글로벌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주식 시장의 상승세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시장이 꺾이면 ETF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