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약품업계에 지원 절실한데, 정부는 나 몰라라

중국,일본 동물약품 전담부처 두고 전폭 지원
동물과 인간 건강은 하나, 동물의약품 중요성 커져
국내업계,열악한 내수벗어나 수출로 활로모색
전염병 예방백신이나 항생제 대체제 업체들 두각
  • 등록 2019-07-08 오전 8:02:27

    수정 2019-07-08 오전 8:02:27

[이데일리 류성 기자]“건강하지 못하고 병들어 있는 가축을 먹으면 인간의 건강도 나빠질수 밖에 없다. 가축의 건강은 인간의 건강과 직결된다. 그런데도 정부는 정작 동물약품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돼지백신을 주력제품으로 하는 우진비앤지 강재구 대표는 정부가 인간대상으로 하는 의약품 뿐 아니라 동물약품도 전폭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정부가 제약바이오 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동물약품 업계에 대한 육성 정책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동물약품 업계가 정부에 바라는 것은 크게 두가지다. 전폭적인 연구개발비 지원과 전담부처 신설이다.특히 국내 동물약품 업체들 대부분이 영세한 규모여서 동물신약을 자체적으로 개발할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연구개발비 지원이 절실하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동물약품 제조사가 거둔 업체당 평균 매출은 43억원에 그칠 정도로 규모가 작다.

그럼에도 작년 정부가 국내 동물약품 업계에 지원한 자금은 고작 33억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업체들의 시설개선자금과 전시회 지원자금 용도에 쓰였고 연구개발에는 한푼도 지원되지 않았다. 올해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가 올해 동물약품 업계 지원자금으로 책정한 금액은 60억원이다. 국내 동물약품 업체가 775개사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업체당 불과 400만원 남짓 정부자금을 지원받게 되는 셈이다.

김옥경 대한수의사회 회장은 “동물 질병의 70% 이상이 사람에게 전염되는 인수공동전염병이다. 동물이 건강하지 않으면 사람도 건강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며 “동물약품 업계에 대한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이 전혀 없다는 것은 국민의 건강을 외면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김정훈 기자)
동물약품 전담부처가 없는 것도 국내 동물약품 업계의 사업환경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현재 동물약품 인허가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기관인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맡고 있다. 하지만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주된 업무는 가축 전염병 및 식물 병해충의 예방 및 방제다.

그러다보니 동물약품 인허가 및 관리, 지원은 뒷전에 밀려나 있다. 업체가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동물약품 인허가를 받으려면 동물질병관리부 동물약품관리과, 동식물위생연구부 연구기획과, 세균질병과, 바이러스질병과, 해외전염병과 등 최소 6~7부서를 돌면서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동물용 체외진단기 전문업체인 바이오노트의 김선애 대표는 “동물용 체외진단기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정부로부터 신제품 인허가를 받는데 있어 애를 먹고있다”며 “ 동물용 체외진단기를 일반적인 의료기기와 똑같이 취급하고 있어 인허가를 받으려면 효능이나 안정성 입증 등 훨씬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동물약품 인허가를 진행하고 있는 한 업체 대표는 “간단한 동물약품 하나 인허가를 받는데도 여러 부처를 돌다보면 2년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다”며 “인간대상 의약품에 대한 인허가 과정 못지 않게 복잡한게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반면 중국과 일본은 동물약품만 전담하는 전문 부처를 두고 관련 업계를 집중 지원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중국은 농업부 산하 수의약품 감찰서라는 전담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차관급이 이 조직의 수장을 맡고 있다. 이 조직은 중국의 모든 동물약품에 대한 관리 및 인허가를 총괄한다. 일본은 정부 국장급을 수장으로 동물약품검사소라는 전담조직을 두고 동물약품 업계를 전폭 지원하고 있다. 당연히 동물약품 관리와 인허가 절차가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이뤄진다.

국내 지원이 열악하다 보니, 활로를 찾기 위한 수출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인간대상 제약업계와 마찬가지로 압도적 자금력과 신약개발능력을 확보한 글로벌 동물약품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서다. 실제 베링거인겔하임, 머크, 바이엘,일라이 일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모두 동물약품 계열사를 두고 이분야 매출 기준 톱5 안에 자리하면서 세계 동물약품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들어 백신과 동물질병 진단키트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선전하는 업체들이 생겨나면서 국내동물약품 업계에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예전에는 일부 업체가 항생제를 수출했던 게 전부였다.

가축 및 반려동물용 전염병 예방백신 분야에서 수출에 두각을 보이는 업체로는 고려비엔피, 녹십자수의약품, 대성미생물(036480)연구소, 중앙백신연구소(072020), 우진비앤지 등이 손꼽힌다. 천연미생물을 활용한 항생제 대체제 및 면역증강제 쪽에서는 동방, 한동, 삼양애니팜, 제일바이오(052670), 에스에프, 이글벳(044960) 등이 수출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수출 전선에서 최근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우진비앤지(018620)다. 이 회사가 개발한 돼지백신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동남아, 러시아, 중남미 등을 중심으로 세계 30여개 국가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고있다.

최근에는 베트남의 농람 수의과대학과 함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백신을 베트남 현지에서 공동개발에 착수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강 대표는 “공동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3~4년내 세계 최초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을 상품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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