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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오는 25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1심 선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삼성의 리더십은 당분간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지 않는 한 삼성으로선 항소할 것이고, 무죄 선고가 나온다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의 항소도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소송이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앞서 지난 7일 결심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횡령·국외재산도피 등을 적용해 징역 12년형을 구형했다. 상대적으로 무거운 형벌을 달라고 요청한 셈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내심 무죄를 기대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도 앞선 다른 총수 관련 재판부 판단 때문이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무죄를 선고 받거나 집행유예로 풀려난다면 그간 중단됐던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이 다시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굵직한 그룹 내 현안을 주도적으로 챙기면서 ‘뉴(new) 삼성’의 기틀을 다져왔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구속 기소의 총수 부재 상황이 된 후 단 1건의 대형 M&A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다만 삼성의 ‘현재’보다는 머지않아 맞닥뜨릴 ‘미래’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는 작아지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가 없다보면 결국 신산업 투자가 어려워지고 성공보단 실패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며 “회사가 제자리를 맴돌다보니 기업의 중장기적 미래를 봤을 때 결코 긍정적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