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 우려에 회사채 투자심리 위축됐나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A-’인 CJ E&M(130960)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했다. 10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유효 수요에 들어온 금액은 900억원에 그쳤다. AA급 우량등급에, CJ그룹 계열사임에도 미매각이 났다. 최근 대기업 계열사들이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2~3배 넘는 금액을 쓸어모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AA급이 금리가 A급 대비 낮아 금리 매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우량자산이라면 우선 담고 보는 기관들의 관심이 그만큼 적었다는 분석이다.
BBB급에서는 ‘BBB+’인 폴라리스쉬핑과 역시 ‘BBB+’을 부여받은 한독 모두 미매각의 고배를 마셨다. 폴라리스쉬핑은 700억원 모집에 400억원이 들어왔고, 한독은 3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수요예측은 200억원이 모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투자심리가 관망세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고 보고 있다. 금리 인상에 대한 연준의 의지를 확인하기 전까지 투자를 미뤘다는 것이다. 또 분기 말 특성상 투자자들이 소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분기 말에는 보통 펀드 환매 등이 이뤄지며 자금이 유출되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발행뿐 아니라 유통시장도 위축
발행시장뿐만 아니라 회사채 유통 시장에서도 매수 심리가 위축되며 발행과 유통 모두 부진한 모습이다. 유통에서는 1년물 이하 회사채 우량등급(AA급)의 스프레드(가산금리)가 4bp(1bp=0.01%포인트) 까지 확대되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업계는 최장 10일의 추석 연휴 후 4분기가 시작되며 회사채 시장 찬바람이 더 거세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FOMC에서 연준이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하며 투자심리는 더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4분기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북클로징(장부마감)’에 돌입하는 시기다. 연말을 앞두고 투자를 줄이는 ‘연말효과’도 이 시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여기에 역시 펀드 환매도 회사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연말을 앞두고 수익이 발생한 펀드를 정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수연 KB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를 전후로 크레디트 시장의 발행과 유통 시장은 크게 부진할 것”이라며 “분기 말 이전 유동성이 풍부한 우량 크레딧물을 중심으로 매도가 우위인 분위기가 형성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