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기생충’ 수상의 성과를 발판으로 창의적인 영화가 제작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이를 위해 영진위는 영상전문투자조합의 출자 예산을 전년 대비 160억원 증액한 240억원으로 확대 편성하고, 특히 중저예산 영화의 투자를 주목적으로 ‘한국영화 메인투자 전문 투자조합’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영화산업은 지난해 ‘기생충’을 비롯해 ‘극한직업’ ‘어벤져스:엔드게임’ ‘알라딘’ ‘겨울왕국2’ 등 무려 다섯 편의 천만영화를 배출하며 연간 관객수가 2억2000만명을 넘었다. 역대 최다 관객 기록이다. 천만영화 5편의 이면에는 관객수 400만~700만명인 ‘중박영화’의 실종 등 중저예산 영화들이 부진을 겪으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부작용도 나타난다. 제2의 봉준호와, 제2의 ‘기생충’을 지속적으로 배출하기 위해서는 상업영화 중심의 산업구조을 다양성 증진에 기여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데 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기생충’의 글로벌 성공과 그에 따른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 영화 한류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기생충’의 투자사들은 ‘오스카 범프’(아카데미 수상으로 단기 매출 급등이 기대되는 효과를 일컫는 말)에 해외 수익 및 브랜드 홍보 효과까지 얻게 됐다. ‘기생충’은 북미 상영관 수가 향후 2000개(10일 기준 106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들은 북미에서 60%의 매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영 롯데컬처웍스 홍보팀장은 “한국영화가 그동안 문화나 정서적인 차이로 북미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웠는데 ‘기생충’의 수상을 계기로 서구권에서도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좋은 사인을 받은 것 같다”며 “당장에 구체적인 비즈니스를 말하기는 어려우나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